[ 장창민 기자 ] 중국 정부가 외국 완성차업체에 적용해온 ‘50% 룰’을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50% 룰은 외국 자동차 기업이 중국에 공장을 지을 때 현지 업체와 합작법인(JV)을 세워야 하고, 지분은 50%까지만 허용하는 규제다. 자동차업계는 이 규제가 없어지면 현대자동차 등 외국 완성차 기업이 중국 내 설비에 대한 추가 투자나 현지 기업 인수 등을 활발히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
1일 자동차업계 및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현행 50%로 제한돼 있는 외국 완성차업체에 대한 JV 지분 제한을 없애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외국 완성차업체의 지분을 50%까지 제한하는 규제를 폐지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 정부가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전제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짧으면 3~5년, 길어도 8년 내에 지분 제한을 없앨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50% 룰로 인해 한국 완성차업체는 중국 내 매출을 연결 실적으로 잡지 못하고 지분법 이익만 반영해왔다.
제한이 없어지면 한국 완성차업체의 연결 실적은 20~25%가량 늘고, 중국 내 생산설비에 대한 추가 투자 등 독자적인 의사결정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중국 시장에 핵심 기술을 노출하지 않고 신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사업도 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을 예로 들면 △현지 생산능력 확충 △중국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 △하이브리드차, 전기차에 대한 첨단기술 현지 적용 등 50% 룰 때문에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 전략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중장기적으로 중국과 미국 간 FTA가 체결되면 현대·기아차는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현재 미국으로 들어가는 중국산 자동차는 22.5%의 관세를 물어야 해 사실상 수출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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