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있으니 초인종 누르지 말 것"…쿠팡맨 앱 속엔 '친절 빅데이터' 있다

입력 2016-05-05 14:16  

고객 요청사항 등 DB화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



[ 고은빛 기자 ]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지역을 맡고 있는 쿠팡맨(소셜커머스 쿠팡의 자체 배송기사) 김모씨(30)는 배송 전 쿠팡맨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을 먼저 실행한다. 앱을 통해 고객 정보를 확인하니 A아파트 301호 고객은 ‘아기가 있어 벨을 누르길 원하지 않는다’고 요청한 이력이 떴다. 김씨는 미리 전화로 연락한 뒤 제품을 문 앞에 내려놓는다. 그리고 나서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배송을 완료한다.

쿠팡의 배송 시스템인 로켓배송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발 앞선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쿠팡맨 전용 앱에 고객 관련 정보를 축적해 놓고 이를 배송 때 활용한다.

쿠팡맨 앱에는 고객의 주소와 구매 여부, 방문기록 등이 나와 있다. 쿠팡맨은 상품을 전달하기 전 먼저 문자를 보내 고객이 수령방법을 정하게 한다. ‘1. 문 앞에 두고 간다 2. 경비실에 맡겨둔다’ 등의 보기가 주어진다. 구매 경험이 있는 고객의 정보는 쿠팡맨이 미리 알고 처리해준다는 게 다른 배송서비스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이전 배송과정에서 쿠팡맨이 배송을 마친 뒤 앱에 ‘아이를 키우는 고객이니 초인종 누르지 말 것’ ‘강아지를 키우는 집’ ‘경비실에 맡겨달라고 함’ 등의 정보를 남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새로운 쿠팡맨도 앱에 남겨진 정보를 기반으로 수월하게 배송할 수 있다고 쿠팡 측은 설명했다. 쿠팡맨은 고객이 요청하는 특이사항도 따로 앱에 정보로 남긴다.

주문자의 마음이 변해 주문을 취소하면 이를 실시간으로 쿠팡맨에게 전달하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한 쿠팡맨은 “고객이 상품을 배송받기 전에 주문을 취소하면 실시간으로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며 “반품을 위해 다시 방문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쿠팡이 이 같은 고객정보 기반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은 관련 기술에 과감하게 투자했기 때문이다. 2014년 4월 미국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업체인 캄시를 인수하고 짐 다이 캄시 최고경영자(CEO)를 쿠팡 최고기술경영자(CTO)로 영입했다. 캄시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전자상거래 고객 관리기술을 보유한 회사였다. 쿠팡은 지난달 해커톤(해킹+마라톤)을 통해 기획한 아이디어를 프로그램화하는 개발 경진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고객 서비스 보강을 위한 각종 솔루션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고은빛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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