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지은 기자 ]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전기의 이윤태 사장(사진)이 회사의 ‘허리’ 격인 대리, 과장들을 불러모아 끈기 있는 도전을 당부했다. 삼성전기는 작년에 사업 구조조정을 시행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30대를 포함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 사장은 최근 경기 수원 삼성전기 본사에서 대리급 이상 직원 330여명을 대상으로 경영현황설명회를 열고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끝까지 해내는 근성을 갖고 열심히 도전하자”고 말했다. 경영현황설명회는 이 사장이 작년에 취임한 직후 “매분기 실적이 나올 때마다 임직원에게 직접 회사 현황과 전망을 소개하겠다”며 마련한 자리다. 지금까지는 부서장을 대상으로만 실시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대리, 과장급까지 참석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 사장은 사업부별 현황을 설명한 뒤 영국 대영박물관의 혁신 사례를 소개했다. 이 사장은 “대영박물관이 1997년 도서관 이전작업을 할 때 1200만권이나 되는 자료를 적은 비용으로 옮길 수 있었던 건 한 직원의 끊임없는 고민 덕분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대영박물관이 처음 추정한 이전비용은 59억원이었다. 이때 한 직원이 ‘책을 시민에게 무제한으로 대여하되, 준공 후 신관으로 반납하도록 하자’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내 25억원까지 비용을 줄였다.
이 사장은 “이 직원처럼 스스로 실적개선 방안을 고민하고 발상의 전환을 해보자”며 “시장환경 악화 등으로 회사 실적이 극적으로 개선되기는 당분간 어렵지만 이대로 주저앉아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삼성전기는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로 2014년부터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삼성전기의 지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6043억원과 429억원에 그쳤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9.5% 감소했다. 다만 삼성전자 갤럭시S7의 판매 호조로 2분기 실적은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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