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러 대사관 도움…민관협력 결실
[ 노경목 기자 ] 지난해 3월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에 있는 삼성전자 칼루가 생산법인. 안윤순 법인장(사진)과 현지 주재원들이 지도를 사이에 두고 모여 앉았다. 2014년 말까지만 해도 달러당 30루블대이던 러시아 루블화 환율이 서방의 경제제재로 2개월여 사이 64루블까지 치솟은 직후였다. 칼루가 생산법인은 TV와 세탁기 조립라인은 있지만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등 핵심 부품은 한국과 중국 등지에서 수입해와야 했다. 안 법인장은 “주문한 부품이 도착하는 사이 환율이 두 배 널뛰는 상황에서 도저히 구매와 생산계획을 수립할 수 없었다”며 “직원들과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머리를 맞댔더니 아이디어가 나왔다. 중국 다롄에서 만저우리까지 TMR(만주횡단철도)로 부품을 옮긴 뒤 TSR(시베리아횡단철도)을 통해 칼루가까지 운송하자는 것이었다. 곧 삼성전자 칼루가 법인 직원들은 러시아 철도청과 중국 다롄항 등을 찾아다니며 설득하기 시작했다. 9월부터는 주러시아 한국대사관과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부문 사장이 나섰다. 박 사장은 모스 ㈈袂沮?날아와 러시아 철도청장 등과 면담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운임을 컨테이너당 2700달러까지 낮출 수 있었다. 안 법인장은 “한 해 1만여개에 달하는 삼성전자 컨테이너 운송량의 절반 정도를 TMR-TSR 노선으로 옮겨올 예정”이라며 “중소기업을 비롯해 러시아에서 사업을 하는 다른 기업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모스크바=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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