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리포트] 교육특구 성동의 실험…"연예·병원 등 체험학습으로 학생 진로설계 돕겠다"

입력 2016-05-07 09:00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기업·대학과 프로그램 마련
영어권 문화·언어 공부하는 글로벌외국어하우스도 설치



[ 김동현 기자 ] 서울 행당동 성동구청 앞에는 ‘교육특구 성동’이라고 쓰인 간판이 걸려 있다. 교육에 역량을 쏟겠다는 구청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지난 4일 구청 회의실에서 만난 정원오 성동구청장(사진)은 “요즘 학생들은 부모의 재력과 열의에 따라 진로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며 “저렴한 구청 교육 프로그램으로 학원 수강이나 해외 연수를 대신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작년 11월 중소기업청은 성동구를 ‘복합혁신 교육특구’로 지정했다. 구청은 2019년까지 사업비를 지원받아 다양한 교육 특화사업을 추진한다.

정 구청장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교육사업은 기업체와 구청, 학교가 협력해 학생을 위한 체험학습 공간을 마련하는 ‘온마을체험학습장’ 조성”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마장동 동명초등학교 공터를 활용해 방송·예술체험 학습장을 내년 초 개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성수동을 중심으?큐브엔터테인먼트 등 유명 연예기획사가 잇달아 입주하고 있다”며 “구청이 학습장을 마련한 뒤 기획사와 협력해 방송연예계를 지망하는 초·중생에게 춤과 노래연습을 할 기회를 마련해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용답동에 있는 글로벌외국어하우스를 금호동 등 다른 지역에도 설치할 계획이다. 글로벌외국어하우스는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영어권 문화와 언어를 익힐 수 있는 홈스테이 시설이다. 한양대와 협력해 의·치대 지망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병원체험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정 구청장은 “막연히 의사를 꿈꾸기보다 의사들이 하는 일을 눈으로 보는 게 동기 부여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성동구는 지난해 전국 최초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도 제정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낙후 지역에 고급 주거·상업시설이 형성되면서 임대료 부담 능력이 떨어지는 영세상인이 외곽으로 내몰리는 현상을 말한다. 정 구청장은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면 지역 상권이 파괴되고 대형 프랜차이즈만 들어선다”고 지적했다.

구청이 일부 건물을 매입한 뒤 상인들에게 싼값에 임대하는 ‘안심상가’도 선보일 계획이다. 정 구청장은 “올 상반기 서울숲 일대에 호텔 신축을 계획 중인 부영이 토지와 건물을 공공기여한다”며 “이 공간에 안심상가를 설치하겠다”고 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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