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펀드·해외펀드로 저금리 넘어라"

입력 2016-05-08 14:23   수정 2016-05-08 14:56

고수에게 듣는다 - 정은숙 신한은행 미래설계센터 부부장

1천만~2천만원 목돈 굴릴 땐
은행 고위험 일임형ISA 활용



[ 이현일 기자 ]
저성장·저금리 시대가 심화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시행 중인 유럽에선 은행 간 거래 시 예금을 맡긴 쪽이 보관료를 낼 정도다. 국내에서도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물가 상승률과 비슷한 연 1% 초반으로 떨어지는 등 재테크 전략을 짜기 어려운 환경이다.

지난 4일 신한은행 본점 PWM(개인자산관리)센터에서 정은숙 미래설계센터 부부장(사진)을 만나 사회 초년생과 맞벌이 부부 등 직장인에게 추천할 만한 재테크 전략을 들었다. 한 달에 100만~150만원을 투자해 5년 후 목돈을 마련한다는 계획으로, 최근 인기 있는 상품을 중심으로 원금 손실 가능성을 줄이고 수익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추천받았다.

◆돈 모을 때 적립식 펀드 활용

매달 돈을 모을 때는 적립식 펀드를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정 부부장은 “돈을 모으는 데 기본인 적금의 경우 저축은행 등의 고금리 상품은 대부분 납입 한도가 매월 50만원 이하로 제한이 있다”며 “시중은행의 적금 상품 금리는 우대 요건을 갖춰도 연 2%대 초반(세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적금통장을 분산시키는 이른바 ‘적금 풍차돌리기’와 같은 방법은 바쁜 직장인이 쉽게 따라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대신 정 부부장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펀드를 추천했다. 정 부부장은 “증권시장에 상장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공모주 펀드(IPO펀드)가 유망하다”며 “올해 호텔롯데, 두산밥캣, 넷마블게임즈 등 대형 기업이 기업공개에 나서면서 공모 규모가 작년(4조5231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1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 부부장은 “수익률을 더 높이려면 회사채 등 채권을 투자 대상에 포함시킨 하이일드 공모주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비과세 해외 펀드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해외에 상장된 주식에 직간접적으로 60% 이상을 투자하는 펀드에 대해선 매매·평가차익을 비롯해 환차익에 대해서도 세금 감면을 받을 수 있다. 정 부부장은 “올초 출시된 비과세 해외 펀드는 원금 3000만원까지 세금 감면 혜택이 있다”며 “고수익을 원한다면 주식형을, 안전성을 중시한다면 채권형 펀드나 채권혼합형 펀드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식형 중 투자 안전성을 중시한다면 유럽에 투자하는 펀드가 바람직하다”며 “지난해까지 조정받은 중국 펀드나 신흥국 펀드도 올해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모은 돈 굴릴 때는 일임형 ISA

적금이나 적립식 펀드의 1년 만기 때 손에 쥐는 1000만~2000만원은 은행의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활용해 굴리는 것을 추천했다. 쌈짓돈을 단일 펀드에 투자하거나 직접 주식에 투자하면 원금 손실을 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정 부부장은 “현실적으로 1000만~2000만원 정도 돈을 쪼개서 개인이 분산 투자하기는 어렵다”며 “이럴 때 활용할 수 있는 게 금융회사가 분산 투자해주는 일임형 ISA”라고 설명했다.

금융회사가 3개월에 한 번씩 ISA 계좌에 포함된 상품의 수익률을 반영해 투자 상품 종류를 재조정해주기도 한다. ISA 계좌에서 발생한 수익은 200만원까지는 세금이 면제되고 그 이상은 9% 세율로 분리과세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정 부부장은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적어도 5년간 돈을 묻어야 하지만, 그 전에 해약해도 세금을 내고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여러 금융회사 상품 중에서도 은행권의 고위험 일임형 ISA 상품을 추천했다. 정 부부장은 “증권회사는 일임형 ISA에 해외 주식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원자재 펀드 등을 포함시키지만 은행은 위험 자산 비중이 낮다”며 “은행들은 고위험 상품을 연 5~6% 수익을 목표로 운용하며 원자재·주식파생상품과 같은 위험자산은 거의 포함시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부부장은 “은행들은 기본적으로 보수적이라 수익률을 포기하더라도 원금 손실은 회피하려는 성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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