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PB상품으로 재미
정체된 시장의 새로운 출구
'PB상품은 저가' 이미지 벗어
[ 강진규 기자 ]
지난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세븐일레븐에서 내놓은 ‘동원참치라면’이 화제를 모았다. 참치캔 1위 브랜드인 동원참치의 캔 모양을 본뜬 디자인과 라면에 참치를 넣어 먹는 레시피 때문이었다. 인스타그램에는 동원참치라면을 사먹은 사람들이 한 달 만에 1600개가 넘는 ‘인증샷’을 올렸다.
이 제품 가격은 일반 컵라면보다 두 배 이상 비싼 2200원이지만 지난달에만 70만개가 팔렸다. 세븐일레븐의 라면 판매액 순위에서 신라면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편의점 자체상표(PB) 상품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편의점에서만 맛볼 수 있는 프리미엄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중소기업이 만드는 저렴한 상품’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1등 식품기업들까지 탐내는 상품으로 변신하고 있다.
◆마케팅 효과 노리는 제조사
동원F&B는 정체에 빠진 참치캔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안을 고민하고 있었다. 동원F&B 참치캔 매출은 2013년 3710억원, 2014년 3800억원, 지난해 3720억원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다. 지난해 세븐일레븐이 라면사업을 제안해 왔다. 참치라면을 개발하자는 것이었다. 동원F&B 관계자는 “참치캔을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참치와 관련한 화제를 낳을 수 있다고 판단해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동원뿐 아니라 빙그레도 PB 제품을 내놨다. 바나나맛우유로 가공우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빙그레는 세븐일레븐과 함께 개발한 가공우유인 ‘비비빅라떼’와 ‘더위사냥라떼’를 내놨다.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빙과류 판매를 늘리기 위한 마케팅 차원에서 내놓은 것. 비비빅라떼는 지난달 13일 선보인 이후 18일간의 판매만으로 지난달 가공우유 매출 10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다.
해당 업계 1위 기업이 만든 PB상품 중 가장 큰 성과를 낸 제품으로는 한국야쿠르트의 ‘야쿠르트그랜드’를 꼽을 수 있다. 용량이 큰 요구르트인 이 제품은 지난해 2월 말 출시 후 한 달 만에 GS25 편의점에서 음료 매출 1위에 올랐다. 나온 지 1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매달 70만개씩 팔리고 있다. 이 제품은 ‘야쿠르트아줌마’를 통한 판매만을 고수하던 한국야쿠르트에 매출 증가와 판로 다양화라는 효과를 가져다줬다.
최봉준 GS리테일 유제품 상품기획자는 “한국야쿠르트의 브랜드 파워가 GS25의 유통망과 만나 성공한 사례”라며 “이 제품의 성공 후 PB를 바라보는 대형 제조사들의 시선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PB 기획자 편의점 역할 주목
식품업계 1등 기업들이 만든 PB제품 ?편의점업체들의 적극적인 제안으로 탄생했다. 세븐일레븐이 지난달 말부터 판매하고 있는 ‘홍삼삼각김밥’은 홍삼업계 1위인 정관장 제품을 생산하는 KGC인삼공사를 장기간 설득한 끝에 나온 제품이다.
KGC인삼공사는 초기에는 홍삼을 활용해 제품을 개발하자는 제안을 웃어넘겼다. 하지만 세븐일레븐 상품연구소에서 만든 시제품을 맛본 뒤 ‘의외로 맛있다’는 평가가 회사 내부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인삼공사는 우선 삼각김밥에 홍삼을 넣어보기로 결정했다. 제품 출시 후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재미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중장년 소비자가 이 제품을 찾기 시작하자 홍삼 도시락 등 다른 제품도 개발하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랜 기간 특정 제품을 중심으로 1등을 해온 제조사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 제품을 개발하기보다는 기존 제품을 판매하는 데 안주하는 경우가 많다”며 “소비자 구매패턴 등 다양한 데이터를 갖고 있는 편의점 등 유통채널과의 협업은 제조사의 제품 기획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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