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은 선수(選數)가 계급이다.
2014년 5월 19대 국회 후반기 국회 상임위원장을 정할 때다. 5선의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외교통상위원장을 맡고 싶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의원은 의원직을 수행하면서 오랫동안 경험한 의원 외교 전문성을 살리려 했지만 포기해야만 했다. 국회 상임위원장은 3선 몫이라는 주장에 밀렸다.
국회의원은 이렇게 선수(選數)별로 맡을 수 있는 국회직과 당직이 정해져 있다. 물론 규정에 그렇게 돼 있다는게 아니라 관행이다.
국회의장은 여야 다선 의원들이 주로 맡는다. 최소 5선 이상은 돼야 한다. 국회 상임위원장은 3선이 맡는게 관례다. 각 상임위원회 여야 간사는 재선 의원들이 주로 맡는다.
각 당 대표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같이 대선급 정도의 중량감 있는 인물을 제외하고 대체적으로 4선 이상은 돼야 후보로 인정 받을 수 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2014년 7월 대표 경선에 출마했을 때 5선이었다.
원내대표는 3~4선이 돼야 한다. 각종 국회 현안에 대한 협상을 지휘하려면 중량급 의원이 맡아야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속 정당 의원들에게도 영(令)이 서려면 3~4선 정도는 돼야 한다. 20대 국회를 이끌어 갈 신임 여야 원내대표들도 모두 3,4선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4선,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3선이다.
여야 협상 실무 책임을 맡는 원내수석부대표는 재선의원들 몫이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박완주 더민주 원내수석부대표,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 모두 재선의원들이다. 각 당의 원내부대표와 원내대변인은 초선 의원들에게 돌아간다.
정책위원회 의장과 사무총장은 보통 3선 의원들이 맡는다. 김광림 신임 새누리당 정책위 의장도 3선이다. 더민주는 조만간 3선 의원 가운데 정책위 의장이 발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민의당은 신생당인데다 의석수가 38석으로 그리 많지 않아 재선의 김성식 의원이 맡았다.
각 당 수석대변인은 재선, 대변인은 초선들에게 돌아간다. 정책위 의장을 뒷받침하는 정책조정위원장들도 초선들이 맡는게 그동안의 관례였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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