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한국어 서비스
판교에 데이터센터 구축…'비서 로봇' 등 개발 계획
AI벤처 창업펀드도 조성
[ 이호기 기자 ] SK(주)가 IBM 인공지능(AI) 컴퓨터인 왓슨의 한국어 서비스를 내년 초 선보인다. IBM은 지난해 소프트뱅크와 공동으로 왓슨을 적용한 인공지능 로봇인 ‘페퍼’를 일본 시장에 출시한 바 있다. SK(주)는 지난해 말 클라우드 사업 협력에 이어 이번 왓슨 한국어 서비스 공동 개발로 IBM과 긴밀한 협력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SK(주), 왓슨 국내 사업권 확보
박정호 SK(주) 사장은 지난 4일 미국 뉴욕 IBM 왓슨 총괄 본사에서 데이비드 케니 사장과 만나 이 같은 내용의 협력 방안에 합의했다. SK(주)는 이번 계약으로 한국 내 왓슨 사업권을 확보하게 됐으며 한국IBM과 왓슨 시스템 구축 및 공동 마케팅에 나설 방침이다.
SK(주)는 지난해 말에도 경기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 내에 구축 중인 데이터센터를 IBM 클라우드센터로 활용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기도 했다. SK 클라우드 고객이라면 IBM의 글로벌 데이터센터 40여곳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왓슨 한국어 서비스도 판교 클라우드 센터에 구축될 전망이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정보기술(IT) 개발자들이 왓슨 한국어 서비스를 활용해 각종 앱(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기초 프로그램(API)도 공개할 예정이다.
SK(주) 관계자는 “개인 비서 로봇인 일본 페퍼가 소프트뱅크와 일본IBM 간 협업으로 만들어졌듯이 한국에서도 비슷한 제품 또는 서비스가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내 왓슨 사업권을 단독으로 확보한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포괄적인 협력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인공지능 생태계 조성”
양사는 국내 인공지능산업 발전을 위해 수십억원 규모의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 벤처 창업 생태계 활성화 펀드’를 함께 조성하기로 했다.
한국IBM 관계자는 “이미 세계적으로 IBM 왓슨에 기반을 둔 앱만 150여개가 개발되는 등 관련 생태계가 확장되고 있다”며 “이들 왓슨 앱에서 호출되는 쿼리만 매달 30억건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왓슨에 기반을 둔 서비스는 개인 비서부터 질병의 진단과 치료, 상품 및 콘텐츠 추천 등 다양하다. 왓슨은 인간이 쓰는 언어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마치 사람처럼 대화할 수 있으며 광범위한 정보를 습득해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준다. 2011년 2월 미국 ABC 텔레비전 퀴즈쇼 ‘제퍼디(jeopardy)’에서 우승하면서 크게 주목받았다.
왓슨을 이용한 암진단 서비스를 제공 중인 미국 앤더슨 암센터에 따르면 왓슨의 평균 암 진단율은 약 96%로 渙?퓟릿?정확도가 높다. IBM 왓슨은 세계적인 요리 잡지인 본아페티와 공동으로 ‘왓슨 요리사’ 앱을 선보이기도 했다. 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식재료의 새로운 결합을 통해 지금까지 전혀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요리법을 제안한다.
박 사장은 “이번 파트너십으로 한국 기업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에 나설 수 있게 됐다”며 “한국이 인공지능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관련 생태계 육성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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