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지도체제가 계파 갈등 촉발" 비판 쏟아진 새누리

입력 2016-05-09 18:16  

세 번째 당선자 대회

정진석 "특정 계파 눈치 안봐"
"새누리 권력 잡는 문제에만 함몰"…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쓴소리'



[ 박종필 기자 ]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가 9일 새누리당에 “권력을 잡는 문제에만 함몰돼 있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20대 총선 새누리당 당선자 대회에서였다.

김 교수는 “밖에서 보기에 우리가 무엇을 고쳐야 할지 신랄하게 쓴소리를 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정진석 신임 원내대표의 소개를 받고 연단에 올랐다. 김 교수는 “유승민 의원 얘기부터 하겠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유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하다가 총선 공천에서 배제된 것에 대해 “국민이 보면 기가 막힌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유 의원이 세금을 올리지 않고 복지를 늘리기 어렵다고 한 것은 굉장이 중요한 얘기였다”며 “심각한 논의 없이 ‘진실한 사람’ 논쟁으로 넘어가 버렸다”고 지적했다.

여권 일부에서 제기하는 ‘반기문 대망론’도 비판했다. 김 교수는 “친박(친박근혜)과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연합해 반 총장이 대통령을 하고 친박이 내치를 맡는 이원집정부제 얘기가 있다”며 “이런 시나리오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국민 모독”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친박계 중진 홍문종 의원 등이 권력 분점형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언급하자 정치권에선 ‘반기문 대통령, 최경환 총리’ 시나리오가 돌았다.

김 교수는 총선 공천 과정에 대해서도 “정책 중심이어야 하는데 사람 중심 정치를 하려고 했고 그런 과정에서 친박·친노(친노무현)가 나온다”며 “지난번 공천에서 이런 문제가 극단적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1당과 2당이 다 졌고 국민의당도 이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1·2당에 대한 불만이 3당이라는 창구를 통해 표출됐고 한국 정치 전체가 실패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원내대표는 김 교수의 강연에 앞서 “특정 계파의 눈치를 보지 않겠다”며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무소속 의원 복당 등에 대해 친박 눈치를 본다는 보도도 있지만 눈치 보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청와대와 협력하겠지만 청와대 주문을 여과없이 집행하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의 강연에 이어진 비공개 토론에서는 당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한 중진 의원은 “총선에서 진박(진실한 친박) 마케팅을 한 사람들은 당직을 맡지 말고 백의종군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집단지도체제가 계파 갈등을 심화시킨다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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