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라이프] 이원태 수협은행장, 28년째 국선도로 하루 시작…"마음수련에 푹 빠져"

입력 2016-05-10 17:33  

나의 힐링 비법은 국선도

"어디서든 주인이 돼라"…국선도의 신조 '수처작주'
공직생활 지탱해준 버팀목…명상하면서 생각 정리해



[ 김은정 기자 ] 이원태 수협은행장(63·사진)은 28년째 국선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 한 시간가량 스트레칭과 단전호흡, 명상을 한 뒤 출근한다. 해외 출장 때도 빠뜨리지 않는다. 이 행장은 “건강 유지 목적만이 아니라 머릿속이 복잡할 때 호흡에 집중하며 명상하다 보면 생각이 정리된다”고 말했다.

그가 처음 국선도를 접한 건 1988년 서울올림픽 무렵이다. 지인의 권유로 시작했는데 당시엔 국선도 인지도가 낮았지만 몸과 마음을 함께 수련할 수 있다는 매력에 빠졌다. 한때 국선도 동호회 활동도 했다.

이 행장은 국선도의 최대 장점으로 집중력 강화를 꼽았다. 수초인 한 호흡을 점차 늘려 어느 순간에는 1분까지 이어가는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신을 집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자세를 유지하려면 집중력 못지않게 인내력도 요구된다. 그는 국선도는 자신과의 싸움에 더 가까운 운동이라고 소개했다.

이 행장은 “호기심에 시작하는 사람은 많지만 오랫동안 꾸준히 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며 “국선도는 생활신조인 수처작주(隨處作主)와도 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어디서든 주인이 되라는 뜻의 수처작주는 그의 오랜 공직생활을 지탱한 버팀목 같은 문구다.

이 행장은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뒤 국무총리실 금융정책과장, 기획재정부 관세정책관 등을 거쳐 예금보험공사 부사장을 지냈다. 2013년 4월 수협은행장에 취임했다.

이 행장은 국선도에 몰입하면 온갖 걱정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그는 남들보다 조금씩 출발이 늦었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경북대) 입학이 늦었고 행정고시도 대학을 졸업한 뒤 합격했다.

기재부 재직 때 동기들보다 항상 연장자였다. 늘 후배들의 고민을 들어줘야 했다. 때로는 조언을, 때로는 쓴소리를 건네며 상대방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키웠다.

취임 3주년을 맞은 이 행장이 줄곧 강조하는 것도 소통이다. 수협은행을 누구나 근무하고 싶고, 누구나 거래하고 싶도록 하려면 소비자는 물론 임직원과도 끊임없는 소통해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이 행장이 매주 금요일 ‘최고경영자(CEO)와 점심식사’ 이벤트를 벌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식사, 운동, 대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한 소통은 임직원의 사기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며 “저금리·저성장 고착화로 은행권 경영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요즘이 수협은행이 미래를 준비해야 할 최적의 시기”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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