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학 경쟁력은 산·학·연 협력에서 나왔다"

입력 2016-05-10 18:51  

글로벌리포트

프리히드리히 실러 예나대
지역 기업·정부연구기관 등
협력 통해 인재 육성 나서
"세계 기술혁신 이끈 원동력"



[ 정태웅 기자 ] 지난달 29일 독일 튀링겐주의 작은 도시 예나에 자리잡은 프리드리히 실러 예나대(이하 예나대)의 2차전지 연구실. 고분자 분리막(멤브레인)을 활용해 신개념 전지인 레독스흐름전지(RFB)를 개발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울리히 슈베르트 유기분자화학과 교수는 “기존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하는 RFB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전력 손실 없이 쉽게 충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바르타(Varta) 등 기업들과 협력해 차세대 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조업 강국 독일을 이끄는 힘은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의 ‘3각 산학연(産學硏) 협력’이다. 협업을 통해 개발한 기술이 산업에 활력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연구 및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인재를 배출하는 데 기여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독일의 연구개발(R&D) 비용 800억유로(약 103조원) 가운데 67%는 기업, 18%는 대학, 15%는 라이프니츠협회 헬름홀츠 등 연구기관이 각각 담당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현미경과 카메라 렌즈 등 광학산업이 발달한 예나다. 이곳에서는 예나대와 프라운호퍼 등 지역 연구기관, 자이스(Zeiss) 예놉틱(Jenoptik) 등 기업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발터 로젠탈 예나대 총장은 “3각 협력을 통해 대학에서만 15개 기업이 스핀오프(기술 이전·파생·파급)되는 등 젊은이들의 스타트업(창업)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과 연구기관들은 통일 후 옛 동독지역에 집중 투자하면서 동·서독 간 격차를 줄이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막스플랑크는 통일 후 20여개 연구기관을 동독지역 5개 주에 설립했다. 예나에는 환경생태학 등 3개 연구소를 세웠다. 클라우디아 힐딩거 예나대 국제협력부장은 “통일 전 5000명이었던 예나대 학생은 현재 2만8000명으로 늘어 지역기업에 인재를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의 13.3%는 외국 출신으로 예나는 다양성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예나대는 ‘한계를 뛰어넘어 생각하라(Denken ohne Grenzen)’를 대학의 모토로 삼고 있다.

독일의 다양한 장학제도도 세계의 인재를 불러모으고 있다. 독일학술교류처(DAAD)는 학부생과 박사과정 학생, 훔볼트재단은 학위를 취득한 연구자, 독일연구협회(DFG)는 개인보다 프로젝트별로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메흐틸드 쾨힐러 DFG 베를린사무소 대표는 “연구 주제나 출신 국가 등에 제한을 두지 않으며 최소 7년간 지원한 이후 성과에 따라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를린·예나(독일)=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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