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동맹서 배제된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 '진통'…선주 1~2곳과 막판 줄다리기

입력 2016-05-13 18:03  

현대상선 '전력투구'


[ 김일규 기자 ] 현대상선이 13일 새 글로벌 해운동맹(디 얼라이언스)에서 제외되면서 용선료 협상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해운동맹에서 제외된 것과 관계없이 현대상선 정상화를 위해 계속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용선료 협상 타결이 안 되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채권단 등에 따르면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은 아직 낙관도, 비관도 하기 힘든 상황이다. 현대상선은 1997년 외환위기 때 한국 정부를 대신해 외채 협상을 주도한 미국 변호사 마크 워커 등을 통해 22개 해외 선주사와 용선료 인하 협상을 지난 2월 초 시작했다.

산업은행은 3월 현대상선에 대한 조건부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을 개시하면서 고비용 장기용선 계약에 따라 해외 선주사들에 지급하는 용선료 중 30%를 깎을 것을 요구했다. 협상을 통해 연간 2조원 안팎의 용선료 지급액 중 향후 3년6개월간 7200억원가량을 낮추라는 주문이다.

협상시한은 이달까지다. 이와 관련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4일 “이달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현대상선을 법정관리로 낯??수밖에 없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재 용선료 협상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현대상선은 22개 해외 선주사에 용선료를 낮추는 대신 용선 기간을 연장하거나, 인하분을 현대상선 주식으로 출자전환해주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 선주사가 이 조건에 동의한 가운데 현대상선에 컨테이너선 13척을 빌려준 그리스 선주인 다나오스 등과의 협의가 아직 덜 끝난 상태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한두 곳과 협의가 덜 됐다”고 말했다.

정부와 채권단은 협상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까지도 타결 여부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결코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며,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현대상선이 새 해운동맹에서 배제된 게 용선료 협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내놓았다.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에 성공해야 채권단 지원을 받고 새 동맹에 편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해외 선주사들이 용선료를 일부라도 깎아주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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