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비밀부대 '유닛8200'…이제는 스타트업 양성부대

입력 2016-05-13 18:23  

이상은 기자의 Global insight


[ 이상은 기자 ]
“당신도 유닛8200(8200부대) 출신이라고? 나도 마찬가진데!”

지난 1월 텔아비브에서 열린 이스라엘 최대 정보기술(IT) 콘퍼런스 ‘사이버 테크 2016’ 행사장에선 진풍경이 벌어졌다. 저마다 비밀 사이버 정보부대인 8200부대 출신이거나, 출신자를 영입했다고 자랑했기 때문이다. 한국이라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행사장에서 저마다 국가정보원 출신이라며 기수를 견줘 보는 분위기였던 셈이다.

8200부대 베테랑이던 나티아 골란 바이오캐치 이사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옛날엔 그 부대 나왔다고 어디 가서 밝히면 안 됐는데, 지금은 다들 그 부대 출신이라고 말하고 다니고 기사에도 그렇게 나온다”며 “매우 이상한 기분”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에선 요즘 군(軍)이 새로운 창업 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다. 1952년 설립돼 비밀 정보를 모으고 암호를 해독하는 등의 업무를 주로 맡던 8200부대 출신이라는 게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의 가장 빛나는 경력으?평가받는 분위기다.

미국 포브스는 8200부대가 약 5000명의 최신 IT 기술로 무장한 사이버 요원으로 구성돼 있다고 추정했다. 또 이 부대 출신이 차린 회사가 1000개를 넘었을 것이라고 계산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3억2000만달러에 사들인 개인데이터보안회사 어데일롬이나 페이스북이 1억5000만달러에 산 데이터 분석회사 오나보가 대표적인 사례다.

8200부대가 처음부터 스타트업 훈련소 노릇을 한 것은 아니다. 이스라엘은 유능하고 경험이 많은 사이버 보안 관련 엔지니어를 뽑기 어려워지자 컴퓨터 영재로 키울 만한 똑똑한 인재를 어린 나이에 영입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들은 의무복무기간을 먼저 채운 뒤 사회에 일찍 나갈 수 있다. 나갈 때는 자기가 하던 일을 맡길 만한 후임자 면접·선발까지 담당한다.

이들은 주로 사이버 보안이나 데이터 분석에 강하다. 한 8200부대 출신자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부대 안에서는 엄청난 자유를 부여받고 어떻게 하라는 지시 없이 기업가처럼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며 “5개, 10개, 20개씩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그중 3개 정도는 창업할 만한 아이템이 있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자기들끼리 커뮤니티도 구성해 정보 공유도 빠르다.

군 복무 경험을 바탕으로 스타트업 창업에 나서는 것은 8200부대 출신만이 아니다. 이스라엘 육군의 컴퓨터 분석 관련 상급부서인 맘람에서 근무한 조너선 메이리는 형태가 일정하지 않은 다량의 자료에서 의미 있는 패턴을 찾는 ‘스파이 기술’을 바탕으로 슈퍼플라이인사이트라는 회사를 세웠다. 이메일 영수증 빅데이터를 받아서 소비 트렌드를 발굴한다. 이스라엘 해군 출신 事謙?펠레드는 해운·물류 빅데이터에서 정보를 추출하는 회사 윈드워드를 차렸다.

이른바 ‘이스라엘 스파이’ 실력이 실제로 그렇게 뛰어난지, 자금을 끌어모으기 위한 또 다른 마케팅 수단에 불과한지는 고객들이 판단할 것이다. 그러나 경직적 공공부문으로 남기 쉬운 군대가 젊은이들의 창업 과정에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 돼 주는 문화는 정말 부럽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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