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총선참패 후 충청 출신 약진…"대선 앞두고 중원 공략" 분석도
[ 유승호 기자 ] 정부와 새누리당, 청와대 등 ‘여권’에서 ‘충청도 전성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 비서실장, 여당 원내대표, 혁신위원장 등 당·정·청의 요직을 모두 충청권 출신 인사가 차지해서다. 4·13 총선 패배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박근혜 정부 후반기 국정 운영을 이끌면서 내년 말 대선 승리의 기반을 닦아야 하는 임무를 충청권 인사들이 맡은 것이다.
15일 임명된 이원종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은 충북 제천 출신이다. 이날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용태 의원도 지역구는 서울이지만 고향은 대전이다. 김 의원은 1963년 대전에서 태어나 대전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정진석 원내대표는 충남 공주 출신으로 20대 총선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 당선돼 4선 고지에 올랐다.
국무위원 중에선 한민구 국방(충북 청원), 김종덕 문화체육관광(충북 청주), 윤성규 환경(충북 충주), 김영석 해양수산(충남 아산) 장관이 충청 출신이다. 충청권 4선이 된 정우택 의원은 새누리당의 차기 당권 및 대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충청권 출신의 약진은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한 뒤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이 비서실장, 정 원내대표, 김 의원 등이 모두 총선 참패 후 당청의 요직에 올랐다. 여권 관계자는 “영호남 지역 구도 속에서 국민 통합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로 충청권 출신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 구도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정치권에선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필두로 이른바 ‘충청 대망론’이 나오고 있다. 내년 대선에서 충청권이 중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비서실장 임명이 충청권을 향한 구애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또 이 비서실장은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소속으로 충북지사를 지내 역시 자민련에서 의원으로 활동한 정 원내대표와도 교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내년 대선에선 충청이 대세를 가르는 ‘캐스팅 보트’ 이상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당·정·청의 요직을 충청권 출신이 차지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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