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에 강한 신문 한경 JOB] "철강인 되고 싶나요?…회사 홈페이지 방문해 직무 이해도 높이세요"

입력 2016-05-16 18:23  

동국제강 '주니어 사원'으로 입사한 3인


[ 공태윤 기자 ]
동국제강이 운영 중인 주니어사원 제도는 다른 회사에선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제도다. 공채와 별도로 대학 4학년 1학기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뽑아 7개월간 정밀면접을 거쳐 최종 선발한다. 일종의 ‘우수인재 입도선매’인 셈이다.

동국제강은 지난 10일 주니어사원 채용공고를 내고 5기 주니어사원에 대한 채용절차를 진행 중이다. 최근 서울 중구 동국제강 본사(페럼타워)에서 2012년 이후 이 제도를 통해 입사한 대리 및 사원들을 만나봤다. 주로 20대 후반~30대 초반인 이들은 인사·영업·전략 등 핵심 부서에서 맹활약 중이었다.

핵심 인재로 성장 중인 주니어사원

박재균 대리(32·연세대 경제학과 졸업)는 2011년 주니어 사원 1기에 지원해 이듬해 1월 입사했다. 박 대리와 동국제강은 묘한 인연으로 엮여 있다.

박 대리의 아버지가 지금은 동국제강에 합병된 옛 연합철강에 근무한 것. 어릴 때부터 철에 익숙한 그는 동국제강 주니어 사원 모집 공고를 보고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

박 대리는 입사 후 4년간 마케팅팀과 전략팀에서 근무한 뒤 올해 초 인사팀에 발령받았다. 다른 기업이라면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젊은 직원이 접근하기 어려운 핵심 부서다.

그가 인사팀에 배치받은 뒤 받은 첫 미션은 ‘주니어사원 채용전형 방식 전환’이었다. 그는 글로벌 선진기업의 신입사원 채용방식에 대한 서적 등을 탐독했다.

이후 인사팀원들과 몇 날 며칠 밤을 새워가며 토론한 끝에 5기 주니어사원 채용전형을 마련했다. “국내 기업 가운데에는 이런 형태의 채용을 하는 곳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채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은 조금씩 수정해 나갈 계획입니다.”

2기로 2013년 입사한 장효웅 씨(31·한국외국어대 스페인어과 졸업)는 동국제강 앱스틸 영업팀에서 근무 중이다. 장씨는 최근 입사 3년 만에 멕시코 주재원으로 선발됐다. 인사팀 관계자는 장씨에 대해 “입사 후 줄곧 해외영업을 담당하면서 영업 능력을 인정받았다”며 “남보다 3~4년 일찍 주재원으로 발탁됐다”고 설명했다.

스페인어학과를 졸업한 장씨는 중학교 기술과목 교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일찌감치 철강회사에 입사하는 쪽으로 인생의 방향을 잡았다. 전공인 스페인어를 살리기 위해 해외영업 분야에서 근무하는 걸 희망했다.

이런 꿈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그는 입사 전부터 철강 관련 돔??섭렵하고, 신문기사 등을 통해 산업 트렌드를 파악했다. 그는 철강회사 입사를 꿈꾸는 입사 희망자들에게 “입사 전 반드시 해당 기업의 홈페이지를 방문해 현직자들의 직무소개 동영상을 볼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전략팀에 근무 중인 황신애 씨(27·한국외국어대 일본어대학 졸업)는 2014년 주니어사원 3기로 입사했다. 입사 후 기획팀을 거쳐 지금은 전략팀에서 근무 중이다. 남성 직원의 비율이 높은 철강회사 핵심 부서에서 근무하는 것에 대해 그는 “남성이 많은 회사인 만큼 ‘홍일점’으로서 더 많은 주목을 받는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황씨는 전략팀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제품 및 원자재 가격을 예측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전공을 살려 일본어로 이뤄지는 회의에서 통·번역도 한다. 황씨는 주니어사원 입사를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철강을 대체하는 소재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철강업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해본다면 면접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새로운 기업문화 실험하는 동국제강

철강업계는 중국발(發)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국제강도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하는 등 쉽지 않은 시절을 지나고 있다.

그렇지만 컬러강판 등 핵심 제품에 집중해 실적이 점차 개선되는 추세? 1분기엔 41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작년 2분기 이후 4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12일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회사 측은 “조만간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졸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국제강은 위기를 극복하는 데 가속도를 붙이기 위해 기업문화를 젊게 바꾸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먼저 본사 사무실을 ‘스마트 오피스’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990㎡ 규모의 한 개층엔 70여명이 출근하면서 자신이 앉고 싶은 좌석을 선택해 그곳에서 근무한다. 주변 직원들과 활발한 토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책상에 칸막이도 없앴다.

올 들어 매달 셋째 주 금요일마다 정장이 아니라 캐주얼 복장으로 출근하도록 하는 ‘캐주얼 데이’도 신설했다. 통상 정장에 넥타이가 기본 복장인 철강업계에선 파격적인 시도다.

연초 시무식에서는 오너인 장세욱 부회장이 직접 나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토크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동국제강은 이날 각 사업장에 커피트럭을 보내 커피를 마시며 시무식을 하도록 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문화를 조성해 시대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자는 의미”라며 “앞으로 동국제강에 입사하는 직원들은 선배보다 훨씬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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