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까지 50권 출간…100권 목표
[ 송태형 기자 ]
“우리가 보는 외국 시인의 시집들이 대부분 일본판을 중역한 것이라 신뢰가 안 가네. 제대로 번역한 시집을 내볼 생각이 없는가?”
1970년대 초 박맹호 민음사 회장(82)은 대학 후배인 문학평론가 김현(1942~1990)에게 이렇게 제안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 수명을 이어온 문학총서이자 시문학계와 민음사를 대표하는 시리즈 ‘세계시인선’의 출발이었다.
세계시인선은 1973년 12월 이백과 두보의 작품을 실은 《당시선》(고은 옮김),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김현),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검은 고양이》, 로버트 프로스트의 《불과 얼음》(정현종) 등 네 권으로 시작해 1978년 80권으로 완간됐다. 박 회장은 이 시리즈를 1966년 설립한 민음사의 본격적인 첫 작품이라고 했다. 이 시리즈는 1994년부터 개정증보판으로 다시 출간돼 2007년 63권까지 나왔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민음사가 세계시인선(사진)을 새롭게 펴낸다. 민음사는 창립기념일인 19일 호라티우스의 《카르페 디엠》 《소박함의 지혜》(김남우 옮김), 《욥의 노래》(김동훈) 등 1차분 15권(세계시인선 1~15)을 발간한다. 15권 중 《소박함의 지혜》 , 헤밍웨이의 《거물들의 춤》(황소연), 부코스키의 《사랑은 지옥에서 온 개》 (황소연) 등 9권은 기존 세계시인선에 없던 책들이다. 국내 초역 5권도 포함돼 있다. 앨런 포의 《애너벨 리》는 시인 김경주, 보들레르의 《악의 꽃》은 문학평론가 황현산이 새롭게 번역했다.
민음사는 세계시인선 리뉴얼판을 1973년 기획 당시 계획했던 100권까지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내년 말까지 50권을 내놓을 계획이다. 양희정 민음사 인문교양팀 부장은 “지나온 5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50년을 준비한다는 의미에서 민음사를 문학출판사로 발돋움하게 한 세계시인선을 첫 권부터 새롭게 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고전이 된 시집과 새로 발굴한 시집을 적절하게 구성해 고전을 재창조하고 새로운 고전을 발굴하는 작업이 될 것”이라며 “번역에선 전문가들과 함께한 전통을 유지하면서 현대 감각에 맞는 젊은 감성을 동시에 담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민음사는 세계시인선 리뉴얼에 이은 창립 50주년 두 번째 기획으로 지난해 종간된 ‘세계의 문학’을 잇는 새 문학잡지를 선보인다. 새로운 판형과 구성으로 편집성이 강화된 ‘에디터러리’(가제) 창간호를 오는 8월1일 출간할 예정이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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