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스타트업 리포트] 허진호 세마트랜스링크 대표 "한 번 투자하면 해외진출까지 돕는 실리콘밸리식 투자하겠다"

입력 2016-05-17 18:07  

VC에게 듣는다


[ 임원기 기자 ] “초기 투자에 그치지 않고 성장과 해외 진출, 추가 투자까지 이어주는 실리콘밸리식 투자회사가 되겠습니다.”

이달 말께 첫 번째 투자조합 결성을 마무리하는 세마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의 허진호 대표(사진). 그는 “실리콘밸리에서는 한 번 투자하면 2차, 3차 투자는 물론 다른 투자자까지 끌어들여 기업과 함께 성장한다”며 “한국에서도 유망 스타트업이 자금 문제로 좌초하지 않으려면 벤처캐피털(VC)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마트랜스링크의 첫 번째 투자조합은 300억원에서 올가을까지 500억원으로 규모가 커질 예정이다. 허 대표는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스타트업을 발굴해 5~6개 회사에 투자할 방침이다. 허 대표는 “기존 다른 스타트업 관련 VC보다 좀 더 큰 규모로 투자하게 될 것”이라며 “O2O(온라인 오프라인 연계사업)나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O2O 관련 사업이 한국에서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별다른 기술력 없?단순히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연결만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앱 하나 개발해 놓고 O2O 사업을 한다고 하는 회사들은 과거 굴뚝기업이 홈페이지만 개설해 놓고 인터넷 사업한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확실한 기술력을 갖고 오프라인산업의 불편함을 해결하려는 목적이 분명한 회사에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국내 인터넷 역사의 ‘산증인’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는 KAIST 전산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던 1985년 전길남 KAIST 교수와 함께 국내 전용회선과 미국 하와이대의 인터넷망을 연결하는 시도를 하는 등 한국의 인터넷 시장을 개척한 인물로 통한다. 1994년 한국 인터넷 기업의 효시인 아이네트를 창업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을 거쳐 네오위즈인터넷 대표, 팝펀딩 대표 등을 지냈으며 2010년에는 소셜게임업체 크레이지피쉬를 창업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과학기술인공제회(SEMA)와 손잡고 해외 진출을 노리는 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하기 위해 세마트랜스링크를 설립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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