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포럼 통해 아이템 발표
특허제공부터 투자금 유치 등 이공계 전문가 창업 적극 지원
'연구원 창업=인력유출'은 옛말…혁신센터, 스타트업 20곳 배출
[ 이호기 기자 ]
“다양한 생활 소음 가운데 어떻게 외부 침입을 구별해내나요.”(이용관 블루포인트 대표)
“딥러닝을 도입해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정확도를 90% 이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김태준 미래엔지니어링 대표)
최근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창업포럼에서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예비 창업자들의 아이디어 경진 대회가 펼쳐졌다. 보안 전문 스타트업인 미래엔지니어링의 김태준 대표는 이날 외부 침입자가 내는 소음을 감지해 경보를 울리는 ‘고감도 음향 감지 보안 시스템’을 발표했다. 그는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30년간 근무한 뒤 정년 퇴직한 ‘백전노장’이다. 김 대표의 뒤를 이어 바이오, 가상현실(VR), 클라우드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발표가 이어졌다.
대전 대덕연구단지 일대의 KAIST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출신의 기술 인력이 속속 창업에 나서면서 대전 일대가 테크 스타트업의 산실로 떠오르고 있다. 이 지역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2014년 3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가 문을 연 이래 이 센터를 통해 배출된 테크 스타트업만 20개에 달한다. 기술 기반 스타트업으로는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하고 전국 광역시·도 중 가장 많은 숫자다. 이들은 일자리 137개를 창출하고 대기업과 벤처캐피털 등으로부터 투자금 101억원을 유치했다.
이들이 몸담고 있던 연구기관이나 정부, 공공기관 등도 인력 및 정보 유출을 우려하던 과거와 달리 이들의 창업을 적극 지원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임종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매달 창업포럼을 열면서 발표 신청을 받으면 기술 분야의 테크 스타트업 창업가들이 20~30개팀씩 신청을 한다”며 “연구기관이나 대기업 출신 전문가들이 창업에 나서는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핵발전소에서의 방사능 누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자신이 개발한 각종 기술을 갖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다니던 원자력연구원을 나와야 했지만, 그의 창업 소식을 들은 원자력연구원은 자체 명의로 된 관련 특허를 김 대표에게 기꺼이 내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년간 전력 발전장치 연구에서 전문성을 쌓은 조병진 KAIST 교수가 설립한 테그웨이는 대덕단지의 전문 인력과 정부 지원이 결합돼 순항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테그웨이는 몸에 착용하고 있으면 체온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해내는 일종의 ‘입는 발전기’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테그웨이가 개발한 기술은 지난해 유네스코가 꼽은 ‘세상을 바꿀 10대 기술’ 최우수상(그랑프리)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 기업의 기술이 유네스코 최우수상에 뽑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교수는 창업 경험이 없지만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등 각 기관의 지원에 힘입어 2014년 창업했다. 조 교수의 30년 지기이자 ETRI 책임연구원 출신인 이경수 대표가 최고경영자(CEO)를 맡는 등 대덕 단지의 연구 인력을 끌어들인 것도 창업에 힘을 더했다.
기술에 감성을 입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개발 중인 버드레터는 ETRI 연구원을 지낸 양선우 대표가 지난해 설립한 SNS 스타트업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빠른 연결을 강조하는 기존 서비스와 달리 오히려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역발상 아이디어’로 승부하고 있다. 다음달 출시를 목표로 시범서비스 중인 버드레터는 옛 전서구처럼 새를 활용해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상대방에게 날려보낸 새가 돌아오기(수신 확인) 전까지 다른 사람에게 새로운 메시지를 보낼 수 없다. 양 대표는 “소중한 편지를 기다리는 설렘을 모바일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해 여대생 사이에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대전=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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