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키운 덕 좀 볼까…자회사 상장에 들썩이는 모회사

입력 2016-05-17 19:04  



(윤정현 증권부 기자) 튼실한 자회사의 기업공개(IPO) 예고에 모회사들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자회사의 상장에 따라 자산가치 상승 효과를 볼 것이라는 기대 덕입니다.

네이버 주가는 지난 2월 중순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올해 저점 대비 20% 넘게 상승했다. 올 1분기에 기록한 호실적의 영향이 크지만 자회사 라인의 해외증시 상장이 가시화 되고 있는 것도 주가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인의 미국과 일본 동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데 올 하반기나 내년 초 상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라인 IPO가 네이버의 주가 방향성에도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공모가 등 라인의 시장가치가 명확해지면 네이버의 컨텐츠부문 잠재력에 대해서도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화승그룹의 베트남 신발 제조법인 화승비나 지분 100%를 보유한 화승엔터프라이즈도 올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할 예정입니다. 모회사 화승인더스트리는 이달에만 주가가 15.02% 뛰었습니다. 삼성증권은 최근 중소형주 유망 종목에 화승인더스트리를 편입했습니다. 양대용 삼성증권 연구원은 “화승비나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7% 늘어난 3825억원, 순이익은 44% 증가한 130억원을 기록했다”며 “상장 후 자회사의 지분가치가 부각될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1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해태제과식품의 선전이 크라운제과의 주가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렸습니다. 해태제과는 상장 후 지난 13일까지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17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크라운제과는 해태제과 지분 31.7%를 가진 최대주주다. 유통주식수 확대를 위해 1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변경하는 주식분할을 결정한 크라운제과는 17일 거래가 재개되자마자 상한가로 직행했습니다.

제약업계에서는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자회사 에스티팜, 녹십자의 자회사 녹십자랩셀이 올 하반기 상장을 예고한 상황입니다. 올 3분기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골프용품 회사 아쿠쉬네트는 휠라코리아가 지분 56%를 보유한 자회사입니다.

IPO를 하면 발행주식과 공모가 산정에 따라 현금이 회사로 유입됩니다. 모회사의 연결 자기자본 총액도 늘어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올해 국내 IPO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모회사 삼성물산의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한 실정입니다. 모회사의 자체 사업이 부진해서입니다. 삼성물산은 해외 프로젝트 손실 여파로 올 1분기 434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외면에 주가는 최근 1년 내 최저가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공작기계사업부 매각으로 자금 숨통을 튼 두산인프라코어도 1분기 호실적에 자회사 두산밥캣의 상장을 앞두고도 최근 한달 주가가 하락세입니다. 성기종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공작璲邕獰?매각으로 사업규모가 축소되고 중국을 비롯한 세계 건설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영업 현금흐름은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끝) /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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