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폐허에서도 일어나…아직 해보지 않은 일에 도전하라"

입력 2016-05-18 17:50  

재계 원로 7人에게 '위기의 대한민국' 길을 묻다

김상하·강신호·김우중 등 90년대 전경련 회장단 모임
한경과 특별 좌담회



[ 송종현/정지은 기자 ]
얼굴엔 깊은 주름이 패어 있었다. 귀는 어두워 목소리 톤을 높여야 고개를 끄덕였다. 음성은 나지막했다. 그러나 경제 얘기를 시작하자 눈이 또렷해졌다. 말소리엔 힘이 실렸다. 나라 경제와 미래를 걱정하는 진정성과 혼(魂)이 느껴졌다.

18일 낮 12시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 1960~1990년대 한국 경제의 영욕을 함께한 재계 원로 일곱 명이 모였다. 김상하 삼양그룹 그룹회장(90),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회장(89), 장치혁 고려학술문화재단 회장(84·전 고합그룹 회장), 김선홍 전 기아그룹 회장(83), 이용태 볼런티어21 이사장(83·전 삼보컴퓨터 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79),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74)이다.

이들은 김우중 전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을 맡았던 1990년대 후반 전경련 회장단으로 함께 활동하던 멤버들이다. “고(故) 남덕우 전 국무총리 추모 3주기(2013년 5월18일 별세)를 맞아 밥이나 한끼 하자며 모인 것”(장치혁 회장)이었다. 당연히 어려운 경제상황에 대한 걱정, 권력투쟁에 빠진 정치권에 대한 실망, ‘흙수저’ 타령하는 젊은이들에 대한 질책이 나올 법했다. 그러나 이들은 희망과 가능성, 그리고 도전을 이야기했다.

이용태 이사장은 “지금이 위기라지만 폐허에서 일어나야 했던 1960년대보다 훨씬 낫다”며 “국가 비전과 목표만 확실히 세우면 우리 국민은 누구보다 빨리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지금 상황이 나쁘긴 하지만 희망과 가능성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했다.

김상하 그룹회장은 “한국 젊은이들은 아직 해보지 않은 일이 많다”며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일에 도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병두 이사장은 “남의 탓 하지 말고 자기 소임을 다하며 국론을 모으면 어떤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종현/정지은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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