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가 이 지경이 된 것은 무엇보다 국회선진화법 때문이다. 헌법과 배치되는 중다수결(재적 60% 이상 의결)로 스스로 족쇄를 채워 국회 마비의 일상화를 초래했다. 새누리당은 과반의석을 갖고도 아무것도 못 하는 무능 여당으로 전락했고, 야당은 소수당으로서 비토권을 누리며 사사건건 정부 정책에 딴지를 걸어왔다. 해머, 최루가루가 난무하던 ‘동물 국회’ 대신 ‘식물 국회’라는 또 다른 괴물이 생겨난 것이다. 이런 한심한 국회를 야당 원내대표는 ‘평화 국회’라고 자화자찬하니 기가 막힐 지경이다.
특히 막말과 갑질은 끝이 없었다. 시정잡배의 언어들이 쏟아졌다. 보좌관 월급을 가로채고, 의원실에 카드단말기를 갖다놓고 책을 강매하고, 자식 취업 압력을 넣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기업인들을 불러다 호통치는 모습은 가관이었다. ‘김영란법’ 적용대상을 민간인(사립교원, 언론인)까지 넓히면서 정작 자신들은 쏙 빼놓은 국회의원들이다.
오는 30일이면 20대 국회가 개원한다. 그러나 기대할 게 없을 것 같다. 초선 당선자들이 고작 300m를 이동하는 데 버스 6대를 탄 것을 보면 싹수가 노랗다. 벌써 권력과 특권에 도취한 듯하다. 이런 국회를 총선에서 제대로 심판하지 않은 국민도 문제였다. 유권자들까지 진영과 패거리 정치에 오염돼 있는데 무엇으로 국회를 바로잡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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