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중국 통화 실질가치 하락...일본 9% '절상'

입력 2016-05-23 09:31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한국의 원화 실질가치가 1% 절하됐다.

같은 기간 중국 위안화 실질가치는 3% 떨어졌지만, 일본의 엔화가치는 9% 절상됐다.

23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실효환율지수는 올 4월 말 기준 108.81로 작년 말의 109.92에 비해 1%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말 기준 달러당 1173원에서 올 4월 말 1139원으로 2.99% 하락했다.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3% 상승했지만 원화의 실질가치는 1% 하락한 셈이다.

한편 중국의 실질실효환율지수는 126.14로 130.11이었던 작년 말 대비 3.1% 떨어졌고 일본의 실질실효환율지수는 작년 말 71.56에서 지난 4월 말 77.78로 8.7% 상승했다.

이 기간 달러화 대비 중국 위안화 환율은 기말 환율 기준 6.494위안에서 6.459위안으로 0.54% 하락했고,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환율은 기말 환율 기준 120.42엔에서 108.40엔으로 11% 폭락했다.

실질실효환율은 교역상대국에 대한 각국 돈의 상대가치를 뜻한다. 물가 변동까지 반영돼 각국 수출상품의 가격 경쟁력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발표한 '주요 교역 대상국의 환율정책 보고서'에서 이 같은 흐름에 대해 한국과 중국이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과 달리 일본은 2011년 이후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재무부 추산에 醯8?한국의 매도 개입액은 작년 하반기부터 지난 3월까지 선물환과 스와프시장을 포함해 260억달러(약 30조원)이고 작년 전체 개입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0.2%인 27억5000만달러(약 3조1000억원)에 이른다.

중국 또한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작년 한 해동안 GDP의 3.9%(약 4283억달러)를 순매도했고 작년 8월부터 지난 3월까지는 4800억달러를 내다 판 것으로 추산됐다.

일본 역시 "외환시장에서 과도한 변동과 무질서한 움직임은 경제와 금융의 안정에 대해 악영향을 준다"며 엔화 가치 급상승에 따른 시장 개입을 시도하고 있다.

일본 당국으로서는 엔화 절하가 시급한 상황이다. 도요타자동차가 내년 3월 끝나는 회계연도에 순이익이 35% 줄어 5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고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장 또한 일본 정부에 엔화 브레이크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달 14∼15일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때도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환율 움직임이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거나 투기적 움직임이 관찰될 경우 필요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제이컵 루 미 재무장관은 "엔화 고공행진에도 외환시장은 질서 있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일본의 시장 개입을 경계했다.

또한 왈리 아데예모 미 백악관 국제경제담당 국가안전보장 부보좌관은 지난 19일 언론 인터뷰에서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은 세계 경제 성장을 부양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재차 쐐기를 박았다.

미국·일본 등 주요 7개국(G7)은 20∼21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통화 절하 경쟁을 자제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지만 시장 개입을 시도하려는 일본과 이를 경계하는 미국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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