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한국행 택한 외국인 과학자들 "오래 연구하기 힘드네요"

입력 2016-05-25 18:05  

과학기술 미래, 기초연구에 달렸다

애로사항 많은 '해외 인재'
가장 힘든 건 언어장벽…연구 수주하기도 '별따기'



[ 박근태 기자 ] 폴란드 출신의 과학자인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2014년 부인, 아들과 함께 한국에 왔다. 그가 연구하는 분야는 반도체가 없는 신개념의 전자회로다. 반도체 칩의 트랜지스터 개수가 18개월마다 두 배씩 증가하고 성능도 두 배씩 향상된다는 무어의 법칙이 사실상 폐기되면서 기존 반도체 기술을 대체할 새로운 전자공학 기술로 손꼽힌다.

그는 “지금은 한국의 김치 맛에 흠뻑 빠져 있다”면서도 “처음 한국행을 결심한 건 모험”이었다고 말했다. 한국을 찾는 대부분의 연구자가 혼자 와서 짧게는 몇 개월, 길어야 1~2년 뒤에 떠나는 것을 감안하면 그쥐보프스키 교수처럼 가족을 데리고 오는 사례는 흔치 않다. 안정된 생활 속에서 연구하고 싶어 가족과 함께 왔지만 그는 아들과 떨어져 지내야 했다. 울산 인근에 아들이 다닐 만한 학교가 없어 애를 먹다가 부산의 한 국제학교를 찾았다. 아들은 그쥐보프스키 교수 부부와 떨어져 부산 국제학교 기숙사에 머물고 있다.

국내 고급 과학인력의 해외 유출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쪽에선 해외 고급 두뇌가 한국을 찾아오는 사례도 조금씩 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부터 잠재력 있는 신진 해외 연구자 유치에 나서고 있고,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해마다 해외 과학기술자를 초빙해 국내 연구개발 현장에서 공동 연구하는 브레인풀 사업을 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도 1994년부터 외국인 과학기술자 초청사업을 벌이고 있다. 자연과학 분야에서 가장 많은 과학자를 보유한 기초과학연구원(IBS)에는 178명의 외국인 과학자가 일하고 있다.

그러나 그쥐보프스키 교수처럼 한국행을 택한 과학자 가운데 상당수는 국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애로를 겪고 있다. 미래부가 2013년 국내 외국인 연구자를 대상으로 한국 사회와 노동환경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언어 문제 다음으로 가장 큰 고충은 음식과 사회관계 형성, 배우자 취업, 문화시설 순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과학자들이 한국 생활에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 것은 언어장벽이다. 지난해 서울대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0~2015년 서울대에 임용된 외국인 교수 80명 가운데 30%는 언어장벽 등으로 인해 연구활동을 함께할 대학원 지도학생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교수가 평균 7~8명의 대학원생을 지도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무엇보다 외국인 연구자들은 언어장벽 때문에 연구 지원비를 따는 데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국내에서 연구비 지원 과제를 정할 때 한국어로만 연구계획서를 받는 경우가 많아 외국인 교수는 신청조차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손병호 KISTEP 정책기획본부장은 “기초과학 연구가 점차 국제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연구 개방성이 크게 떨어진다”며 “국제 공동 연구를 확대하는 한편 박사후연구원 등 해외 신진 기초연구자 유입을 확대할 수 있는 종합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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