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카셰어링 인기
자율주행차 등장땐 판매 비상
GM·아우디 등도 잇단 투자
[ 임근호 기자 ] 1908년 10월1일 미국 포드자동차가 세계 최초 대량생산 자동차인 ‘모델T’를 선보이면서 누구나 차를 보유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1907년 인구 1000명당 1.65대이던 미국의 차량 소유 비율은 2007년 844.54대로 늘었다. 이 비율이 2012년 807.99로 떨어졌다. 경기침체에 우버 같은 차량공유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엔 비상이 걸렸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올 들어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에 적극 구애를 펼치는 이유다.
○차량공유 업체와 제휴, 투자 줄이어
독일 폭스바겐은 이스라엘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겟에 3억달러(약 3500억원)를 투자한다고 2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겟은 우버처럼 택시 운전기사나 일반인이 자신의 차량을 몰고 다니며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호출한 승객을 목적지까지 태워다주는 서비스를 한다. 현재 미국과 영국, 이스라엘, 러시아에서 영업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겟 운전자에게 폭스바겐 차량을 좋은 조건에 판매·대여하는 것은 물론 겟이 보유한 운행 빅데이터, 주행 예측 알고리즘 기술을 활용해 자율주행차 기술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마티아스 뮐러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2025년까지 세계 선두권 ‘이동서비스 제공자’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25일엔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우버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고 발표했다. 지분 투자가 함께 이뤄지지만 전략적 제휴에 방점이 찍힌 만큼 규모는 수십억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 역시 우버 운전자를 대상으로 좋은 조건에 도요타 차량을 대여할 계획이다. 우버 운전자가 도요타 파이낸셜서비스에서 차량을 빌리고, 리스 비용을 우버 운전자로 일하면서 내도록 하는 식이다.
GM은 지난 1월 미국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리프트에 5억달러를 투자했다. 전기차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애플도 지난 13일 중국판 우버인 디디추싱에 1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독일 아우디는 1월 프리미엄 차량대여 업체 실버카에 2800만달러를 투자했다. BMW는 지난달 미국 시애틀에서 자체 차량대여 서비스 ‘리치나우’를 시작했다.
○자동차 무소유 시대에 대비
차량 공유·대여 서비스에 대한 자동차 업체의 관심은 ‘차량 소유시대의 종말’에 대비한 포석이다. 도모야마 시게키 도요타 부사장은 “차량공유는 미래 이동서비스 시장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놓을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영국 가디언도 “자율주행차가 등장하면 차량 소유가 급격히 쇠퇴할 수 있다”며 “자동차 업체들이 새로운 차량 판매 방식을 시험하기 위해 차량공유 업체와 손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바클레이즈은행은 2040년까지 미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4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예 자동차 소유가 사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댄 닐 월스트리트저널 자동차 칼럼니스트는 “25년 후에는 오직 취미로만 자동차를 구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인이 자동차를 사용하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하루의 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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