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플러스]LG이노텍, '벼랑 끝' 탈출할까…소니 반사이익 기대감↑

입력 2016-05-26 11:04  

[ 이민하 기자 ] LG이노텍이 실적 부진의 벼랑 끝에서 빠져나올 기회를 잡았다. 전문가들은 일본 소니가 듀얼카메라모듈의 생산 중단을 결정하면서 LG이노텍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단기적인 효과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지적도 나온다.

26일 오전 10시40분 현재 LG이노텍은 전날보다 700원(0.80%) 상승한 8만8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LG이노텍의 주가는 최근 가파른 회복세를 보여왔다. 지난 9일 7만500원까지 빠지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한 뒤 25%가량 반등했다.

최근 LG이노텍의 주가 반등은 듀얼카메라모듈의 고객사 점유율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니의 생상 중단 결정은 듀얼카메라모듈 조립공장이 전자동라인이어서 상대적으로 지진 피해가 크게 나타났다는 점과 구마모토 지역이 여전히 여진의 위험성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하반기의 아이폰7 관련 듀얼카메라모듈은 대부분이 국내 경쟁업체가 생산, 수혜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4일 일본 소니는 지난달 구마모토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의 영향으로 듀얼카메라 모듈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소니는 해당 공장의 설비를 전액 감액손실(300억엔)로 계상했다.

오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듀얼카메라모듈은 기술진입 장벽이 높고, 소니와 LG이노텍만이 제작 가능했기 때문에 아이폰7의 전체 초도물량은 LG이노텍이 독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LG이노텍의 실적은 듀얼카메라모듈 공급 확대에 힘입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LG이노텍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2.5%, 99.4% 감소한 1조2000억원과 4억원을 기록했다.

진성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 주요 고객사 내 카메라 모듈 점유율은 올해 30%에서 41%로, 2017년은 30%에서 50%로 각각 증가할 것"이라며 "관련 광학솔루션 사업 부문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은 기존 예상보다 절반 이상 상향 조정된 225억원, 1148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소니의 사업 철수로 단기적인 실적 개선 효과는 나타나겠지만, 중장기적인 성장동력(모멘텀)으로 확대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듀얼카메라 기술이 스마트폰 부품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한 패러다임으로는 부족해 보인다"며 "북미 고객사의 듀얼카메라 채용도 전면 채용이 아닌 일부 채용에 국한됐다는 점과 소니의 철수 역시 부정적인 시장 전망이 배경이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번 소니의 사업 철수가 LG이노텍의 주식을 예상보다 좋은 가격에 '엑시트'(주식 매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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