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제일여성병원, 애 낳는데 애먹지 않게…임신부 지키는 병원

입력 2016-05-28 07:00  

전문병원 전성시대 (18)

한동업 원장 "생명이 먼저다"
미혼모 출산 지원해주고 난임치료기술 집중 투자



[ 이지현 기자 ] 아이가 태어나는 산부인과에서 낙태수술이 빈번하게 이뤄지던 때였다. 작은 생명도 살리는 산부인과를 세우고 싶었다. 한동업 분당제일여성병원 원장(사진)은 2002년 산부인과 선후배 세 명과 함께 낙태수술을 하지 않는 산부인과를 열기로 했다. 가진 돈이 거의 없었다. 장소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대출을 위해 찾은 은행에선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수차례 고개를 숙이고 겨우 돈을 빌려 경기 분당 서현동 카센터 건물에 산부인과 문을 열었다.

처음엔 환자가 오지 않았다. 큰 수익원 중 하나인 낙태수술을 포기하니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됐다. 하지만 원칙을 지켰다. 낙태를 원하는 임신부가 오면 수차례 설득했다. 일부 임신부는 다른 병원으로 가기도 했다. 1년이 지나자 ‘임신부를 지키는 병원’이라며 임산부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아이를 낳고 간 산모가 둘째를 임신해 다시 병원을 찾기도 했다.

임신부들이 몰리면서 입원 병상이 모자랐다. 분만실에서 아이를 낳고 병상이 없어 입원을 못할 정도였다. 1490㎡의 30병瓚막?시작한 병원은 5950㎡, 96병상으로 규모가 커졌다. 의사 26명 중 산부인과 의사만 17명이다. 한 원장은 분당제일여성병원을 “생명을 먼저 생각하는 산부인과”라고 소개했다. 그는 “산부인과 기본 진료에 충실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롤모델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분당제일여성병원은 성남시에 하나뿐인 산부인과 전문병원이다. 한 달에 400명 이상의 아이를 받을 정도로 임신부가 몰리는 병원이다. 낙태 수술을 원하는 임신부가 오면 생명의 소중함을 이야기한다. 지우려던 아이를 낳고 이 병원 의사를 주치의로 삼는 산모도 많다.

한 원장은 “수술을 결심했다가 마음을 바꿔 아이를 낳은 뒤 고맙다고 다시 찾아오는 산모가 많다”며 “사라질 뻔한 아이를 병원이 지켜준 셈”이라고 말했다.

난임치료에도 신경을 쓴다.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난임센터 의료진은 항상 공부하고 2년에 한 번 학회에 참여한다. 모든 의사가 1주일에 한 번 모여 최신 의료 기술을 익히고 외부 교수를 초빙해 강연을 듣는다. 기술 수준을 높이다 보니 다른 병원에서 시험관 아기(체외수정) 시술에 실패한 부부가 이 병원에서 임신해 아이를 낳는 일이 많다.

모유 수유와 자연분만을 유도하는 산부인과라는 입소문이 나 지방에서도 임신부가 올라온다. 복강경 내시경 수술 등은 환자가 몰려 수술받으려면 두세 달은 기다려야 한다. 대학병원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한 원장은 “환자가 기다리지 않도록 의료진을 확충하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생명을 위하다 보니 서비스에도 신경을 쓴다. 수시로 이벤트를 열어 임신부에게 선걋?주고 사진도 찍어준다. 케이크도 선물한다. 앞으로 계획은 임신 출산에 관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으로 키우는 것이다. 한 원장은 “어려운 상황에서 낙태가 아닌 출산을 택한 미혼모를 돕고 아프리카 말라위 모자보건 사업에 기부하는 일도 꾸준히 할 예정”이라며 “눈에 보이는 돈이나 이익을 좇기보다는 건강을 책임지는 본래 역할에 충실한 병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전문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우수병원입니다. 복지부로부터 난도 높은 질환에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인증받은 전국의 병원 111개가 전문병원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분당=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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