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수 금강숯불바비큐치킨 사장 "새로운 것은 항상 남보다 먼저 도입…끈기와 혁신 있어야 실패확률 줄여"

입력 2016-05-29 17:36  

프랜차이즈 CEO 인터뷰


[ 고은빛 기자 ] ‘금강숯불바비큐치킨’의 한정수 사장(55·사진)은 서울 반포동 바비큐치킨 거리를 30년간 지켜온 ‘터줏대감’으로 통한다. 1986년 문을 연 ‘금강숯불바비큐치킨’은 인근 직장인과 택시기사들 사이에서 맛집으로 소문 나 있다.

이곳이 처음부터 맛집으로 유명했던 것은 아니다. 충남 금산에서 상경한 한 사장은 창업자금을 모으기 위해 치킨집 주방 보조로 일했다. 어깨 너머로 숯불에 닭을 굽는 기술을 익혔다. 월급과 빌린 돈을 합쳐 반포동 지금 자리에 33㎡(약 9평) 규모로 점포를 열었다. 한 사장은 “1980년대 중반 서울에 바비큐치킨집이 10군데도 채 안 돼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쟁점포가 없다는 것만으론 장사가 잘되지 않았다. 임대료가 몇 개월씩 밀리고, 점포 바닥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맛으로 승부를 내기 위해 메뉴 개발에 매달렸다. 당시엔 닭을 두 번 구워내는 게 보통이었지만, 한 사장은 닭의 부드러운 육질을 유지하기 위해 세 번 구워냈다.

소스도 한국인 입맛에 맞게 고춧가루와 마늘을 포함한 20여개 향신료와 재료를 배합해 개발했다. 차별화된 소스를 개발하는 데 5개월이 걸렸다. 맛이 좋다고 입소문이 나자 전국에서 비결을 알려달라고 사람들이 찾아오기도 했다. 매출이 꾸준히 늘면서 점포를 현재 1, 2층 280㎡(약 84평) 규모로 확장했다.

한 사장은 성공 노하우로 ‘끈기와 혁신’을 강조했다. 한 사장은 낮엔 주변 사무실에 30㎝ 자, 수건, 메모지 등을 돌렸다. 1980년대엔 주택복권을 사서 선착순 50명 고객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그는 “새로운 것을 항상 경쟁점포보다 먼저 도입해 왔다”고 말했다. 1987년엔 대형 업소에만 설치돼 있던 생맥주 냉각기를 소형 점포로서는 처음 도입했다. 2층으로 확장한 뒤엔 강남에서 최초로 빔프로젝트를 설치해 1988서울올림픽을 방송했다.

지난해부터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마케팅을 하고 있다. 위치기반 맛집정보 앱 ‘식신’에 등록해 온라인으로 주변 고객에게 할인 이벤트를 제공한다.

한 사장은 그동안 창업과 경영에 대한 공부도 꾸준히 해왔다. 창업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에서 매주 자영업 창업 성공전략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의 실무 경험과 이론 지식을 접목해 실패하지 않는 자영업 창업의 전도사 역할을 할 계획”이라며 “자영업의 실패 확률을 줄이는 데 작은 역할을 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고은빛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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