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안맞는 시대착오적 발상
[ 임현우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사진)는 “대한민국 전 분야에 걸쳐 총체적 산업구조 개혁을 하지 않으면 40년 장기불황이 올 수 있다”며 “대기업이 문어발식 산업구조에서 벗어나 한두 분야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한국 경제 해법 찾기와 공정성장론’을 주제로 한 지난 28일 전국여교수연합회 특강에서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 IBM, 메리어트그룹 등은 한 분야의 전문성을 가졌다”며 “한국은 한 재벌그룹이 여러 업종을 하지만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미 몇 그룹은 움직이고 있고 가장 빠른 게 삼성그룹”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삼성은 석유화학 사업을 한화에 넘겨 투자분야를 좁히고, 한화는 기존 석유화학과 인수한 것을 합쳐 역량을 집중하면 세계적 수준의 실력이 된다고 본다”며 “그렇게 재편해가는 게 우리가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00대 부자 중 ‘자수성가형’ 비중이 미국은 70%인 데 비해 한국은 20%로 차이가 크다”며 “벤처기업이 실력만으로 대기업이 될 수 있어야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업 정책에 있어 ‘작은 정부론’도 강조했다. 안 대표는 “정부가 착각하는 게 있다. 정부가 사회를 앞에서 끌어가려 하는 것”이라며 “이제는 뒤에서 밀어주는 패러다임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 예산이 400조원인데 삼성전자 매출이 200조원을 넘고, 국내 전체 연구개발비가 19조원인데 삼성전자 연구개발비가 13조원”이라며 “과거와 달리 자금, 인력, 정보 면에서 기업보다 뒤처진 정부가 앞에서 끌고 가는 건 시대착오적”이라고 꼬집었다.
안 대표는 요즘 의원실 책상에 ‘기업구조조정론’을 비롯한 경제 서적을 쌓아놓고 틈날 때마다 읽는다고 한다. 29일에도 서울 합정동 한 카페에서 ‘안철수, 한국 경제의 위기를 이야기하다’ 토크 콘서트에 참석하는 등 경제 현안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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