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서 등산도 못 다니겠다...” 연쇄 ‘묻지마 살인’ 공포 확산

입력 2016-05-30 11:32   수정 2016-05-3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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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이게 웬일이라니…”, “자식들이랑 남편은 딱해서 어떡하나…”

30일 오전 경기 의왕시에 사는 50~60대 여성들의 산악모임 ‘2080산악회’ 회원 20여명이 모여있는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은 끊임없이 술렁였다. 전날 발생한 ‘수락산 60대 여성 피살사건’ 뉴스 영상이 담긴 링크와 인터넷 기사들이 공유되며 안타까움과 걱정이 쏟아졌다. “이제 새벽 산행도 겁 나서 못하겠다”는 말도 나왔다.

‘강남역 화장실 여성 살인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 전에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에서 피살된 여성 등산객이 발견돼 충격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두 사건 모두 피해자와 면식없는 범인의 ‘묻지마 범죄’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29일 오전 5시30분께 혼자 등산을 하던 64세 여성 A씨가 서울 상계동 수락산 등산로 초입에서 목과 배를 흉기로 수차례 찔려 피를 흘리며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상계동 주민으로, 평소 이른 아침 등산을 자주 하는 주부였다. 발견 당시에도 등산복에 모자, 장갑 등을 착용하고 집 열쇠 외에 소지품은 가지고 나오지 않았다. 평소처럼 ‘가벼운 산행’을 위해 집을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소식을 들은 주부 박모씨(61)는 “젊은 아이들이 번화가를 야심한 시각에 혼자 다니는 것이야 당연히 ㎸完求鳴?생각하고 아들딸에게도 늘 주의를 주지만, 우리같은 60대 주부가 새벽 산행을 하다 느닷없이 당했다고 하니 당황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도 ‘묻지마 범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지 13시간만에 이 사건을 수사중인 노원경찰서에 나타나 자신이 피해 여성을 살해했다고 주장한 용의자 김모씨(61)는 A씨와 알지 못하는 사이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서울지방경찰청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이를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김씨가 자수 당시 술에 취하거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씨는 과거 강도살인을 저질러 15년간 복역하다 최근 출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상계동에 사는 주부 백모씨(62)는 “수락산은 동네와 가깝고 난이도도 중급 정도라 주민들이 마음 편하게 자주 다니는 산인데 끔찍한 일이 발생했다”며 “실족이나 추락, 조난 등은 등산객 스스로가 주의해야 할 일이지만 눈에 띈 사람을 이유없이 죽이는 묻지마 범죄는 대비할 수도 없어 두렵다”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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