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릭스 "IoT로 환경·에너지 효율 다 잡는다"

입력 2016-05-30 18:36  

집진기·오염물질 제거 설비 제조서 유지·보수 기업으로 변신

기업들 설비투자 위축되며 유지·보수 수요 많아져
정기 방문 컨설팅 주력

폐자원 태워 에너지 얻는 신재생 설비 사업도 추진



[ 안재광 기자 ]
환경설비 전문기업 에어릭스는 이달 초 경기 반월·시화산업단지 중소기업을 상대로 미세먼지 컨설팅을 해줬다. 공장 가동 시 발생하는 분진과 유해가스를 효과적으로 줄일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기업들 상황은 비슷했다. 대부분 집진기 등 환경설비를 갖추지 못했다. 집진기 등을 설치했더라도 이를 제대로 운용하고 관리하는 곳이 거의 없었다. 공장 환경에 전혀 맞지 않는 장비를 구입해 쓰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공무원 단속만 피하고 보자’는 식이 많았기 때문이다.

김군호 에어릭스 사장은 “환경설비 시장의 무게중심이 기존 설비 판매 위주에서 유지·보수 쪽으로 바뀌고 있다”며 “보안업계의 세콤이나 해충방제업계 세스코처럼 업종을 대표하는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말했다.

최소비용으로 오염물질 저감

에어릭스는 분진과 유해가스가 많은 작업 현장에 초대형 공기청정기 역할을 하는 집진기와 탈황·유해가스 제거 설비 등을 제조 판매하는 게 주된 사업이었다. 주로 대형 제철소와 복합화력발전소 등이 에어릭스 장비를 구입해 썼다.

최근 제철소와 발전소가 설비 투자를 줄이면서 어려움이 찾아왔다. 지난해 에어릭스의 매출은 826억원으로 전년보다 14% 감소했다.

김 사장은 일부 사업구조 개편이 아니라 전면 개편으로 대처했다.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시작됐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환경설비 시장은 포화됐고 과거와 같은 수요 급증은 없다고 봤다.

기존 대형 사업장 위주에서 중소 사업장으로 영역 확대에 나선 게 구조 개편의 시작이었다. 애초에는 대기업을 상대하듯 설비 판매를 시도했다. 하지만 곧 접었다. 환경설비에 큰돈을 들이려는 중소기업은 드물었다. 대신 기존에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환경설비를 제대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기적으로 전문인력을 보내 관리해주고, 장비를 개조하는 방식이었다. 기업 입장에선 큰 비용을 들이지 않으면서 오염물질을 줄일 수 있었다.

환경설비에 통신 모듈과 센서를 달아 사물인터넷(IoT) 기술 적용도 시도했다. 공장 내 환경 오염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했다. 기존에 24시간 돌던 환경설비를 필요한 시간에만 돌리게 해 전기료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설비 각 부분의 고장 여부를 확인하고 부속품 교체 시기를 정확히 알려줘 체계적인 관리 또한 가능해졌다.

김 사장은 “유지·보수가 전체 매출의 절반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기술력이 높지 않은 환경설비 시장의 부가가치를 끌어올려 올해 매출 1200억원 달성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매출 1200억원 달성 가능”

국내와 달리 해외 시장에서는 대형 설비를 수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신흥국은 환경설비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건설사와 손잡고 대형 플랜트와 발전소에 들어가는 환경설비 수주를 추진 중이다.

김 사장은 “장비는 다소 저렴하게 공급하더라도 설계부터 유지, 관리, 보수 등을 한꺼번에 맡아서 하는 게 목표”라며 “연내 4~5건의 프로젝트를 따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폐기물을 태워 에너지로 쓰는 신재생에너지 설비 사업도 새롭게 추진 중이다. 바이오디젤 원료인 팜이나 코코넛 껍데기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간이 발전소를 최근 개발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등을 대상으로 수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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