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를 잡아라'…에어컨 구매 트렌드, '냉방에서 청정으로'

입력 2016-05-31 15:08  

삼성·LG전자, 주력 제품 미세먼지 차단기능 강화
올 에어컨 판매 200만대 돌파 전망...생산라인 풀가동





[ 이진욱 기자] 올해 이른 무더위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미세먼지 차단 기능을 강화한 '멀티형 에어컨'이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가격비교사이트 에누리닷컴은 5월 에어컨 전체 판매량 중 77% 이상이 초미세먼지 필터가 내장된 '멀티형 에어컨'이라고 31일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32%)보다 2배 이상 높아진 수치다.

올해 국내 에어컨 제조사들은 판매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여름을 대비해 '미세먼지 차단' 기능을 특화시킨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무풍에어컨 Q9500'은 최대한 '자연스러운' 시원함을 강조하면서 미세먼지 차단 기능도 업그레이드했다.

Q9500은 미세먼지와 냄새, 초미세 먼지를 측정하는 '트리플 청정 센서'를 통해 실내 공기의 청정도와 미세먼지 수치를 측정한다. 미세먼지센서와 초미세먼지센서, 냄새를 감지하는 가스센서가 합쳐져 '트리플'로 차단한다.

트리플 청정 센서 기능은 디스플레이를 통해 실내 공기 상태를 알려주고, 먼지인식시 'PM2.5 필터 시스템'으로 미세먼지를 99.9% 걸러준다.

LG전자는 '휘센 듀얼 에어컨'으로 통해 미세먼지 방지 기능을 특화시켰다. '365 스마트 공기청정 시스템'은 냉방 중에도 실내 공기 상태를 감지해 자동으로 공기를 깨끗하게 해준다.

이 시스템은 ▲일반 먼지 제거 ▲미세먼지·초미세먼지·극초미세먼지 등 제거 ▲생활악취·각종 유해가스 제거 ▲스모그 원인 물질인 이산화황(SO2)·이산화질소(NO2) 제거 ▲바이러스·박테리아 제거 등의 기능을 갖췄다.

가전양판업계 관계자는 "요즘에는 에어컨 구매시 미세먼지 차단 기능부터 문의하는 고객이 대다수다. 이제 미세먼지 차단기능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 같다"고 매장 분위기를 전했다.

미세먼지 차단 기능을 앞세운 에어컨들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 에어컨 시장도 3년만에 호황을 맞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에어컨 시장은 2013년 판매량 200만대를 돌파하면서 절정을 맞았지만, 2014년과 지난해에 각각 세월호와 메르스 사태 여파로 140~150만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이른 무더위와 미세먼지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다시 200만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4월 에어컨 프리미엄 라인 판매량이 6만대를 돌파해 전년 동기보다 2배가 늘었다. LG 휘센 에어컨도 5월 생산량이 전년동기 보다 40% 이상 증가했다. 양사는 이미 4월부터 생산라인을 풀가동중이며 공급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에어컨에 대한 인식이 시원한 공기를 만드는 제품에서 '깨끗한 공기까지 만드는 제품'으로 바뀌고 있다"며 "올해 이른 무더위까지 더해지면서 지난 2013년의 호황이 재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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