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호기 기자 ]
“밀즈(방직기계·mills)가 과거 산업혁명을 낳은 것처럼 이제 또 다른 밀즈(인공지능 기반 서비스·MILS: Machine Intelligence Led Services)가 새로운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다.”
프라딥 두베이 인텔 병렬컴퓨팅랩 소장은 1일 한국경제신문사가 연 ‘스트롱코리아 창조포럼 2016’ 행사의 특별 강연을 맡아 이같이 말했다. 두베이 소장은 강연 후 정민근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의 사회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컴퓨터 1.5년마다 두 배씩 빨라져
두베이 소장은 인공지능(AI)의 최대 장점으로 과거 분석하기 어려웠던 복합적인 문제를 다룰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을 꼽았다. 그는 “예전에는 뉴턴이나 아인슈타인과 같은 천재가 공식을 만들어 제시하면 거기에 맞춰 컴퓨터가 데이터를 분석했는데 이 같은 ‘인사이드 아웃’ 방식으로는 자연계나 인간 사회의 복잡다단한 문제들의 1% 정도밖에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두베이 소장은 “그러나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외부 데이터를 기계가 스스로 학습해 패턴을 찾아내는 ‘아웃사이드 인’이 가능해지면서 나머지 99%를 다룰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베이 소장은 데이터량 급증과 연산 속도의 지속적인 향상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0년 3엑사바이트(EB·1조1000억MB)에 불과하던 인터넷 데이터 트래픽은 지난해 52EB로 늘었고 2025년에는 3929EB로 급증할 전망”이라며 “이 가운데 80%가량은 동영상이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두베이 소장은 “현재 초당 100경(10의18승)번 연산이 가능한 컴퓨터 처리 능력도 1.5년마다 두배씩 향상되고 있다”며 “이처럼 빅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인공지능이 계속 발전할 토대가 마련된 것”이라고 했다.
◆“의사결정 내리는 AI 나온다”
두베이 소장은 조만간 인공지능이 방대한 빅데이터에서 필요한 정보만을 뽑아 제공하는 ‘추천자(recommender)’에서 직접 판단까지 내리는 ‘의사 결정자(decision maker)’로 진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어렵다는) 정치인, 교사 등을 보더라도 최고와 최악 간 편차가 너무 크다”며 “컴퓨터는 이 같은 편차가 없는 데다 시간이 갈수록 정확도와 효율성이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두베이 소장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인류가 직면한 난제를 풀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와의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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