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대표·박지원 원내대표·서청원 등 여의도 '쥐락펴락'
이원종 실장·이병호 국정원장, 청와대·정부서 왕성한 활동
후배에 조언·고문 역할은 '옛말'…풍부한 경험 바탕 정치 주도
[ 홍영식 기자 ]
정치권에서 ‘신(新)486세대’가 맹활약하고 있다. 신486세대란 1940년대에 태어나 80세를 바라보는 70대, 1960년대 사회활동을 시작한 인사를 뜻한다. 이들은 후배에게 단순한 조언이나 고문 역할을 하는 것을 넘어 청와대와 정치권 등에서 주역으로 활동하며 ‘무게감’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방한해 대선 출마 시사로 정치권을 요동치게 한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1944년생으로 만 72세다. 그는 지난달 25일 관훈클럽 간담회에서 “대선 후보로 나서기에 연령이 많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미국 대통령 후보로 나온 사람들을 보면 민주당은 76세, 70세다. 초등학교 때부터 아파서 결석한 적이 없다. 체력 같은 건 별문제가 안 된다”고 답했다.
지난달 임명된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74)은 1966년 행정고시에 합격, 공직에 입문한 뒤 서울시 5개 구청장과 관선 충북지사, 서울시장 등을 지냈다. 1998년부터 2006년까지 민선 충북지사로 일한 지방행정 전문가다. 이병호 국정원장(76)은 지난해 역대 최고령 국정원장으로 취임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76),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73),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74) 등도 대표적 신486세대다. 김 대표는 20대 국회의원 가운데 최고령이다. 지난 1월부터 비대위 대표를 맡아 ‘4·13 총선’을 지휘했다. 현역 최다선(8선)인 서 의원은 ‘친박(친박근혜)계 맏형’으로 통한다. 그는 4월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에서 “8선이 되니 나이가 80세 가까이 되는 줄 아는데 58세다. 73세×0.8=58.4세인데 반올림하면 58세다. 그런 각오로 지역구 선거에 임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한 번 하기도 어려운 원내대표 3선이다. 추대 형식으로 취임했다. 6선의 문희상 더민주 의원(71)은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노리고 있다. 이들에 비해 김희옥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68)은 젊은 축에 속한다.
유흥수 주일 대사(79),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장(75),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75),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회장(74),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74),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74), 홍사덕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73) 등도 신486세대로 꼽힌다.
현 정부 들어 유영익 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80),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77), 현경대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77), 남재준 전 국정원장(72) 등이 활약했다.
정치권에선 이들이 후배의 입지를 좁히고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풍부한 경험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긍정론도 적지 않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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