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한신 기자 ] 전관을 동원한 법조비리 의혹의 중심에 선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결국 구속됐다.
성창호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일 두 사람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홍 변호사와 정 대표는 전날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법원에 전달했고, 법원은 두 사람의 소명을 듣는 절차 없이 수사기록과 증거자료로 구속을 결정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지난달 30일 홍 변호사와 정 대표에 대해 각각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홍 변호사에겐 지난해 8월 상습도박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정 대표로부터 “서울중앙지검 관계자 등에게 청탁하겠다”며 수임료 명목의 3억원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가 적용됐다.
2011년 9월 네이처리퍼블릭의 지하철 매장 임대사업과 관련해 서울메트로 관계자에게 청탁하겠다며 정 대표로부터 2억원을 받은 혐의도 추가됐다. 변호사 개업 후 미신고·축소신고 등의 방법으로 수임료 수십억원을 누락신고해 10억여원을 탈세한 혐의도 적용됐다.
정 대표는 지난해 1~2월 네이처리퍼블릭과 계열사 SK월드 등의 법인자금 140억여원을 빼돌려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를 받고 있다. 상습도박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정 대표는 오는 5일 만기출소를 앞두고 있었다.
홍 변호사와 정 대표의 구속으로 ‘전관 로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이미 구속된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와 함께 정 대표 구명로비에 나서 사법당국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홍 변호사의 압력으로 당시 수사팀이 정 대표의 보석에 사실상 동의하고 항소심 구형량을 낮췄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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