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준 기자 ] 3년 전만 해도 인삼공사의 젊은 직원들은 회식 자리에 갈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다. 홍삼차를 소주에 타 마시는 전통 때문이었다. 홍삼차는 뜨거운 물에는 잘 녹지만 찬물이나 소주에는 잘 녹지 않는다. 그래서 신입 직원들이 회식 자리에 먼저 가서 홍삼차를 소주에 넣고 열심히 흔들어 녹여놓는 게 관례였다. 한 직원은 “홍삼차를 소주에 녹여놓고 나면 진이 빠질 정도였다”고 했다.
그런데 2013년부터 신입 직원들의 이런 부담이 없어졌다. 인삼공사가 찬물에 잘 녹는 홍삼차인 ‘홍삼쿨’(사진)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홍삼차를 어디서나 간편하게 마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했다.
인삼공사는 몸에 좋은 홍삼차를 등산, 골프 등 야외활동을 할 때 쉽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쓴맛을 싫어하는 아이는 우유와 함께, 다이어트하는 사람은 요구르트와 함께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알렸다. 인삼공사 관계자는 “커피에 타 마시는 소비자도 있다”고 말했다.
간편하게 홍삼차를 즐길 수 있다는 게 알려지며 지난해 홍삼쿨 매출은 전년 대비 78% 증가했다. 올해도 5월 말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6% 늘었다. 미세먼지로 인한 각종 질환 등에 홍삼이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판매량이 늘고 있다. 홍삼이 면역력을 높여 기침이나 후두염에 좋을 뿐 아니라, 미세먼지가 유발하는 알레르기성 폐염증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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