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방영 이후 판매 껑충
[ 선한결 기자 ] 지난 4월 종영한 KBS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이하 태후)는 간접광고(PPL)로 수출을 도왔다. 여주인공 송혜교(강모연 역)가 쓴 립스틱부터 등장인물들이 타고 다닌 자동차까지 모두 매출 증대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태후 덕분에 생긴 직간접 수출액이 약 2000억원에 달한다고 지난달 말 발표했다. 드라마에 나온 관련 소비재 수출액은 233억원, 자동차 수출액은 1500억원가량이라는 분석이다.
투싼과 싼타페 차량을 공식 협찬한 현대자동차는 드라마 덕분에 중국 시장에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현대차의 투싼과 싼타페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4월 중국 내 판매량은 4만9801대로, 전년 동기 대비 45.2% 늘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드라마 방영을 전후해 투싼 광고를 집중 편성해 화제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극중 군인과 의사들이 자주 복용한 건강기능식품도 유명세를 탔다. KGC인삼공사가 협찬한 홍삼정 에브리타임은 드라마 방영 기간에 면세점 매출이 약 209% 증가했다. 이 제품은 중국에서 아직 보건식품으로 佇溝프?않아 현지에서 찾아볼 수 없다. 대신 타오바오 등 중국 대형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는 직접구매 코너를 마련해 준비 물량을 모두 완판(완전 판매)했다. 알리바바에서는 비슷한 홍삼 브랜드 제품의 3월 판매량이 1월보다 1000% 증가했다.
여주인공 강모연이 쓴 립스틱 투톤 립바도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 첫회에선 강모연이 데이트를 준비하며 립스틱을 바르는 장면을 길게 조명했다. 드라마 방영 기간에 중국과 홍콩으로 수출한 투톤 립바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늘었다.
제작사인 NEW의 박준경 영화산업부 본부장은 “극의 흐름을 해치지 않으면서 제품을 효율적으로 노출하는 접점을 찾는 것이 관건”이라며 “간접광고 관련 아이디어를 내는 전담 작가를 따로 두고, 중국의 규제를 고려해 간접광고 내용을 짰다”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에 맞춰 간접광고 장면을 추가하기도 했다. 11회에서 유시진과 강모연이 돌계단에 나란히 앉아 대화하는 장면이다. 국내 방영분에서는 두 사람만 보이지만 중국 방영분에는 이들 사이에 음료수 캔이 놓여 있다. 국내 기업이 중국에서만 파는 음료다. 사전 제작한 영상에 컴퓨터그래픽(CG)을 더해 제품을 노출했다. 드라마가 중국에서 인기를 얻자 기업들의 간접광고 문의가 급증했지만 재촬영이 불가능했기에 나온 묘수였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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