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익환 기자 ] 고(故) 유성연 삼탄 명예회장은 함경남도 함주군 출신이다. 동향인 고 이장균 삼천리 명예회장과 의기투합해 1955년 서울 을지로에 연탄을 생산하는 삼천리연탄기업사(현 삼천리)를 설립한 데 이어 1962년엔 탄광개발사인 삼척탄좌를 세웠다. 두 사람은 삼탄과 삼천리 지분을 절반씩 나눠 보유했다. 대신 유 명예회장이 삼탄, 이 명예회장이 삼천리를 각각 독립 경영하기로 했다. 두 사람의 동업정신은 후대(後代)에도 이어지고 있다.
1985년 삼천리 계열사인 미성상사 이사로 입사해 경영자 수업을 받은 유상덕 회장은 1993년 부친인 유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그는 삼탄 지분 43.14%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유 회장이 상임이사로 몸담고 있는 송은문화재단도 삼탄 지분 6.86%를 쥐고 있다. 나머지 50%는 이만득 회장 등 삼천리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있다.
유 회장은 인도네시아 파시르 광산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정작 파시르 광산이 자리잡고 나자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 뒤로 좀처럼 얼굴을 드러내지 않아 에너지업계에서 ‘은둔의 석탄왕’으로 불리기도 했다.
최근 석탄 가격 폭락으로 회사가 어려움을 겪자 다시 경영을 챙기고 있다는 전언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에 매일 출근하며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 마련과 함께 다양한 신사업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삼탄이 두각을 나타내는 것도 유 회장의 의지에서 비롯했다는 분석이다. 삼탄은 탄탄한 자금력을 앞세워 M&A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2013년 STX에너지(현 GS E&R) 인수전에 참여했고 2014년에는 화력발전소 업체인 GS동해전력 지분 15%를 1180억원에 인수했다. 이 회사의 작년 말 이익잉여금은 1조5540억원에 달했다. 반면 부채비율은 30.66%에 불과해 ‘조(兆) 단위’ 인수대금을 단숨에 마련할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삼탄은 최근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섬의 팜오일 농장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미국 최대 석탄 채굴업체인 피바디에너지가 내놓은 호주 석탄광 매물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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