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관우 기자 ] 생애 9승째를 노렸던 ‘탱크’ 최경주(46·SK텔레콤·사진)의 상승세가 ‘쿼드러플 보기’(규정 타수보다 4타 많이 친 홀 성적)’ 한 방에 꺾였다.
최경주는 6일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 빌리지GC(파72·7392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최종 라운드에서 6오버파 78타를 쳤다.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를 친 최경주는 대니 리(26), 짐 퓨릭(미국) 등과 함께 공동 52위로 대회를 마쳤다. 전날 10언더파 공동 10위를 기록해 마지막 날 우승 다툼을 기대한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전반 첫홀(파4)과 두 번째 홀(파4)에서 잇따라 보기를 범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최경주는 5번홀(파5)과 8번홀(파3)에서 버디와 보기를 맞바꾸며 샷감을 조율하는 듯했다. 하지만 12번홀(파3)에서 만회하기 힘든 대형사고가 터졌다. 티샷을 물에 빠뜨린 뒤 1벌타를 받고 친 세 번째 샷을 그린 뒤 깊은 러프에 떨어뜨렸다. 어이없는 어프로치 실수가 이어지면서 다섯 번째 샷 만에 공을 그린에 올린 최경주는 짧은 거리 퍼팅마저 실패해 이 홀에서만 7타를 기록하고 말았다. 이후 최경주는 18번홀까지 파 행진을 하며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반면 3라운드까지 부진했던 ‘괴물’ 안병훈(25·CJ그룹)은 이날 버디 7개와 보기 2개로 5타를 줄여 공동 11위(11언더파 277타)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지난달 초 취리히클래식 준우승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안병훈은 첫날 1언더파, 둘째 날 2언더파, 셋째 날 3언더파를 친 데 이어 마지막날 5언더파를 치는 등 후반으로 갈수록 성적이 좋아졌다.
‘빅3’ 경쟁에서는 퍼팅 그립을 역그립(왼손을 오른손보다 내려잡는 그립)에서 정상 그립으로 바꾼 세계 랭킹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완승을 거뒀다. 마지막 날 4타를 줄여 최종합계 13언더파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세계 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는 2타를 잃고 공동 27위(9언더파 279타), 세계 랭킹 2위 조던 스피스(미국)는 1타를 잃고 공동 57위(3언더파 285타)에 그쳤다.
우승컵은 존 커런(미국)을 연장전에서 꺾은 ‘무명’ 윌리엄 매거트(미국)가 차지했다. 15언더파 273타. PGA투어 165번째 출전 만에 생애 첫승과 함께 우승 상금 153만달러(약 18억1000만원)를 거머쥐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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