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는커녕…밥그릇 싸움에 '위법부'로 시작한 20대 국회

원구성 법정 시한 넘겨

'네 탓 공방'만 벌이는 여야

두 야당 "국회의장 자유 투표" 새누리 "합의 처리가 관례"
운영·예결·정무위원장 등 배분 놓고 여전히 '평행선'


[ 유승호/은정진 기자 ]
20대 국회도 결국 법을 어기면서 출발했다. 여야 3당은 20대 국회 원 구성 법정 시한인 7일까지 국회의장을 어느 당이 맡을지에 합의하지 못했다.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임기는 시작됐지만 의장도 없이 겉도는 ‘유령 국회’가 된 것이다.

여야는 이날도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을 둘러싸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신경전을 이어갔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새누리당의 어떤 책임 있는 당직자도 국회의장직을 더불어민주당에 양보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힌 적이 없고 국회의장은 더민주 몫이라는 더민주 대표의 일방적인 주장만 있었을 뿐”이라며 의장직을 여당이 차지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집권당이 내분에 휩싸이고 청와대의 연이은 간섭 때문에 정상적 협상에 여러 장애 요인이 있다”며 원 구성 지연 책임을 새누리당에 돌렸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국회의장을 의원 ‘자유투표’로 선출하자며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의장 후보를 정해 투표로 의장을 선출한 다음 상임위원장 배분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더민주는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국민의당의 자유투표 제안을 수용했다. 자유투표를 하면 여소야대(與小野大) 상황에서 국민의당이 더민주 출신 의장 후보에게 표를 줄 것이라는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자유투표 제안에 반발했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장 선출은 관례대로 (먼저 내정자를 정하고) 여야 합의로 표결처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장 자유투표를 수용하면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것이 새누리당의 판단이다. 김 수석부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의장을 어느 당이 하느냐에 따라 상임위 배분 경우의 수가 많다”며 “연계해서 하지 않으면 어렵다”고 했다.

여야는 주요 상임위원장직을 어느 당이 가져갈지에 대해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더민주는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이 맡았던 자리 중 운영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정무위원회 등의 위원장직을 요구하고 있고, 새누리당은 반대하고 있다.

유승호/은정진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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