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상품 Why] '왕맥'으로 월매출 100억 올린 '국민 만두'

입력 2016-06-09 15:29  

히트상품CJ 비비고 왕교자 개발팀
전국 만두 맛집 몽땅 찾아
'왕맥' 마케팅…여름에도 인기



[ 강영연 기자 ] 2012년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에는 ‘만두 프로젝트팀’이 결성됐다. 침체된 냉동만두 시장을 되살릴 히트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였다. 9명의 연구원으로 구성된 프로젝트팀은 전국 곳곳의 만두 맛집을 찾아다녔다. 미세한 맛의 차이를 파악하기 위해 만두를 먹고, 입을 헹군 뒤 다시 먹는 작업을 계속했다. 맛집을 찾지 않는 날에는 하루 300개 이상 만두를 빚으며 연구했다. 온몸에 돼지고기와 채소 냄새가 밸 정도였다.

이렇게 탄생한 제품이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왕교자’(사진)다. 비비고 왕교자는 2013년 12월 출시된 뒤 지금까지 누적 5000만봉지가 판매됐다. 국민 한 사람이 한 봉지씩 먹은 셈이다. 누적 매출은 1500억원으로, 냉동만두가 월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것도 비비고 왕교자가 유일하다. 지난 3월 말 기준 냉동만두 시장 점유율은 38.6%로, 2위(해태제과 고향만두 17.6%)보다 두 배 이상 높다.

프로젝트팀은 완전히 새로운 만두를 개발하기 위해 기존 공정을 모두 포기했다. 고기와 채소를 한꺼번에 갈아 만두소를 만들던 데서 벗어나 고기와 채소를 분리해서 칼로 써는 공정을 도입했다. 비비고 왕교자는 모든 재료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만큼 큼직한 소가 들어 있다. 소를 충분히 넣어 식감을 살릴 수 있도록 기존 만두(13g)보다 큰 왕교자(35g)로 만들었다.

크기를 키우자 익히는 데 시간이 걸려 만두피가 불어 맛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겼다. 프로젝트팀은 밀가루 박력분, 중력분, 강력분을 섞어 최적의 배합을 찾았다. 또 반죽을 기존 제품보다 1000번 이상 더 치대서 쫄깃하게 만들었다. 손으로 빚은 것처럼 물결무늬가 잡히는 특허기술을 개발해 고급스러움도 강조했다.

‘왕맥(왕교자+맥주) 마케팅’도 판매에 도움을 줬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여름은 보통 만두의 비수기로 불리는데 지난해 ‘혼술족(혼자 술 마시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왕맥 마케팅을 펼쳐 1년 내내 잘 팔리는 제품이 됐다”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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