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우 정치부 기자) 20대 국회 최연소 의원인 김수민 국민의당 의원(비례대표·사진)이 4·13 총선 과정에서 억대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9일 국민의당이 발칵 뒤집혔다. ‘새정치’를 표방한 국민의당으로서는 진위 여부를 떠나 상당한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한 악재다.
논란의 당사자인 김 의원은 하루종일 묵묵부답이었다.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이 질문공세를 폈지만 고개를 숙인 채 자리를 떴다. 취재진이 “공당의 의원인데 사실관계는 해명해야 하지 않느냐” “이것이 국민의당의 새정치에 어울리는 일인가”라고 몰아부쳐도 김 의원은 한 차례도 답을 하지 않았다.
1986년생, 올해 만 30세인 김 의원은 입당 전 경력에 대해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숙명여대의 ‘브랜드호텔’이라는 디자인 동아리를 벤처기업으로 전환해 잘 키워냈고, 이 업체에서 ‘허니버터칩’ 등의 히트상품 디자인에 참여했다는 정도다. 국민의당은 자신의 능력으로 벤처기업을 일궈낸 청년사업가라고 의미를 부여했지만, 당선 가능권인 비례대표 7번에 ‘덜컥’ 발탁된 그에 대해 당 안팎에서 물음표가 나왔던 것이 사실이다.
김 의원은 나름대로 “열심히 해보겠다”는 의지만큼은 강했던 것 같다. 당 행사가 열릴 때마다 늘 일찌감치 도착해 동료 의원들에게 깍듯하게 인사했다. 의원실도 청년 의원답게 소박하고 실용적으로 꾸몄다. 의원회관 727호를 배정받은 그는 의원 집무공간으로 배정된 가장 넓은 방을 회의실로 바꾸고, 자신은 구석의 손님맞이 공간에서 일하는 파격도 선보였다. 김 의원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저한테는 그렇게 넓은 방이 필요하지 않아서”라고 했다. “보좌진이나 외부 손님과 함께 일할 공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최소한의 공사비만 들여 바꿨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최연소 의원으로 주목받는 만큼 청년 관련 정책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했다.
몇몇 동료 의원들에게 이번 파문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국민의당의 한 초선 의원은 “김 의원은 성격도 싹싹하고 열심히 하고 있는데 안타깝다”고 했다. 같은 당의 다른 의원은 “김 의원은 여린 사람”이라며 “나중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이미 감당하기 어려운 비판을 받고 있어 마음을 크게 다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최연소이고, 여성 의원이라는 점에서 유독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는 것 같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의 홍보위원장인 손혜원 의원은 트위터에 “홍보위원장은 능력은 물론 주변의 유혹을 물리칠 수 있는 경륜과 배포가 있어야 한다”며 “홍보위원장이라는 자리는 위험한 일이 많이 발생하는 자리”라고 적었다.
국민의당은 즉각 대변인 논평을 통해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고받았다”며 김 의원을 보호했다. 이날 국민의당 의원총회에서는 “국회 원 구성이 비교적 빨리 이뤄지기까지 우리 당이 캐스팅보터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후한 자평이 쏟아졌지만, 돌발 악재 탓에 분위기가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끝) /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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