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야! 놀자]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 배시원 쌤의 신나는 영어여행

입력 2016-06-10 16:36   수정 2016-06-10 17:03

맞춤법 공략하기① 원칙을 알면 응용할 수 있다

‘당신들의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읍니다. 번영된 조국, 평화통일을 이루는데 모든것을 받치겠읍니다.’(이명박 후보)

‘대한민국을 한단계 더 엎그레이드시켜 영령들께 보답하겠습니다.’(정동영 후보)

2007년 10월 제17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각 당 대선 후보들이 국어실력이 들통 나는 바람에 때 구설에 올랐다. 이명박 후보와 정동영 후보가 각각 국립현충원에 가서 방명록에 적은 문구가 알려지자 “대통령 후보들이 우리말도 제대로 못 쓴다”는 게 비판의 요지였다. 이 후보의 경우는 이미 6월에 있었던 일인데 작가 이외수 씨가 그해 한글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리면서 새삼 주목거리가 됐다. 띄어쓰기야 눈감아 준다 해도 ‘않겠습니다’ ‘바치겠습니다’란 표준어를 몰라 틀리게 적은 것은 너무 심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동영 후보의 우리말 실력 역시 오십보백보이긴 마찬가지였다. ‘업그레이드’라 해야 할 것을 ‘엎그레이드’라고 쓴 것이 금세 드러나 망신을 당했다. 외래어표기를 할 줄 몰랐다는 얘기다.

독특한 말투로 곤혹을 치르기는 김영삼 전 대통령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였다. 공식적 자리에서조차 몸에 밴 경상도 발음이 거침없이 나와 국민 입방아에 오르내리곤 했다. 당시에도 ‘경제 살리기’가 국정의 핵심과제였는데, 그의 입을 통하면 언제나 ‘겡제 살리기’로 바뀌었다. 관광자원을 확대한다는 말을 할 때는 어김없이 ‘강강자언 학대’가 됐다. 고개를 갸웃하며 전후 문맥을 잘 파악해 들어야 알 수 있었던 ‘기제 안하’는 바로 ‘규제 완화’였다. 표준발음법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다.

모두 정확한 표기나 발음 훈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이번 호부터 한글맞춤법을 비롯해 어문규범을 10여회에 걸쳐 소개할 예정이다. 어문규범은 좋은 글쓰기를 위해 갖춰야 할 기초 소양이다. 어문규범에는 우리말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핵심 열쇠들이 담겨 있다. 우리말의 4대 어문규범은 한글맞춤법, 표준어 규정, 외래어표기법, 국어의 로마자표기법이다(이 중 국어의 로마자표기법은 일반적인 글쓰기에서 써먹을 기회가 거의 없기에 다루지 않는다). 띄어쓰기는 57개 항으로 구성된 한글맞춤법 가운데 10개 항을 차지할 만큼 비중 있는 것이다. 표준어 규정에서는 표준어 사정원칙과 함께 표준발음법도 이해해야 한다. 대부분 표준어는 알아도 표준발음법에 관해선 관심도 없고 잘 모르는 것 같다.

글쓰기의 첫 단계는 생각의 연쇄를 단어로 풀어내는 것이다. 따라서 생각을 드러내는 적절한 단어를 선택하는 일이 글쓰기의 출발점이다. 그 다음엔 선택된 단어들을 매끄럽게 엮어 주면 된다. 그것이 곧 문장이다. 좋은 문장에는 운율이 담겨 있다. 리듬감이 있다는 뜻이다. 그러기 위해선 ‘짧은 문장을 써라’, ‘주어 술어를 갖춰라’, ‘수식어를 피수식어에 가깝게 둬라’ 등 여러 문장 요건들을 갖춰야 한다.

이 과정을 꿰뚫는 기본 중의 기본 사항이 맞춤법 등 표기규정을 지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은 글일지라도 맞춤법이나 표준어를 잘못 써 오자 등 오류가 있다면 읽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어문규범이란 ‘표기를 이렇게 통일해 적자’라는 약속이다. 법(law)은 아니지만 사회적 합의에 의해 만들어진 준칙이다. 수많은 조항을 달달 외운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규정 자체도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맞춤법이나 외래어표기법은 원칙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나머지는 응용해 쓰면 된다.


Soap opera·talent show, 드라마와 관련된 표현들

올 봄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궜던 [태양의 후예]에 이어, [또 오해영]이란 드라마가 외로운 노총각의 마음에 한 줄기 빛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함께 울고 또 함께 웃을 수 있기에 우리에게 많은 추억을 안겨주는 ‘드라마’, 그래서 오늘은 드라마와 관련된 영어 표현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Drama라는 단어는 사실 ‘연극’ 혹은 ‘극적인 상황’이란 뜻에 가까운 표현이랍니다. 물론 Television Drama라는 표현이 있기는 하지만, 보통 우리가 ‘미드(미국 드라마)’라고 부르는 영상들은 그냥 series 혹은 TV show라고 한답니다. 이 외에도 '시트콤(sitcom)'이란 표현도 있지만, 이것은 situation comedy의 약자로 주로 흥미롭고 가벼운 소재를 취하는 드라마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Friends(프렌즈)] 같은 작품이 대표적이지요.

하지만 ‘여성을 주 시청층으로 삼아 주로 낮 시간대 방송되는 연속극’은 soap opera라고 합니다. 그런데 왜 하필 soap(비누)이라는 말이 들어갈까요? 1920년대 말에서 1930년대 초 방송한 이 드라마들은 주로 비누 회사가 스폰서를 하는 경우가 많아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네요. 그래서 ‘(말을 타는 카우보이가 등장하는) 서부극’은 horse opera, ‘우주를 무대로 벌어지는 드라마’는 space opera라고 한답니다.

사실 오페라는 우리나라에서 [춘희]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도 유명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푸치니’의 [마농 레스코(Manon Lescaut)]라는 작품을 제일 좋아합니다. 여러분도 기회기 되시면 꼭 한 번 감상하시길 추천합니다.

그리고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를 우리는 보통 탤런트(talent)라고 하지만, 사실 이 단어는 ‘재능’ 혹은 ‘재능 있는 사람’이란 뜻이랍니다. 따라서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actor(actress), 혹은 TV star나 celebrity같은 표현들을 많이 사용한답니다. 그래서 자신의 재주를 뽐내는 ‘장기자랑’을 talent show라고 합니다. 제가 倂뮈?있을 때, talent show에 나가 톡톡히 망신당한 사건이 아직도 잊혀 지지가 않네요. ㅠ.ㅠ ㅎㅎㅎ

끝으로 코미디의 제왕 ‘찰리 채플린’은 다음과 같은 멋진 말을 남겼습니다. “Life is a tragedy when seen in close-up, but a comedy in long-shot(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인생이란 드라마에서 주인공은 ‘나’이기에, 나의 마음가짐에 따라 얼마든지 비극도 또 희극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 역시 한 번쯤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의 주인공이 되어보고 싶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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