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압수수색] 롯데케미칼, 미국 석유화학사 인수 철회…호텔 상장도 무산 위기

입력 2016-06-10 17:26  

경영 '시계 제로'

호텔 이어 코리아세븐 등 계열사 상장 연기 불가피
면세점 재승인 '빨간불'…신동주 측, 긴급 협의 요구



[ 정인설 / 송종현 / 나수지 기자 ]
롯데그룹이 최악의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경영권 분쟁 진정 국면에서 검찰의 비자금 수사라는 암초를 만나 그룹 주요 경영 현안이 ‘올스톱’될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 검찰의 압수수색이 벌어진 10일 롯데케미칼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해 놓은 미국 석유화학 회사 액시올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철회했다. 국내 계열사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의 상장도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완공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재승인 심사를 앞둔 시점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주요 경영진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 그룹 전체가 ‘경영 시계 제로’ 상태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잠실롯데 완공 앞두고 악재

투자은행(IB)업계는 검찰 수사로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가 무기한 연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이 이날 호텔롯데뿐 아니라 호텔롯데가 지분을 보유한 롯데쇼핑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기업 가치가 크게 떨어질 수 있어 지금 상황에서 호텔롯데를 예정대로 다음달 상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IB업계의 분석이다.

호텔롯데는 지난 8일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이 불거지면서 오는 29일로 예정했던 상장일을 다음달 21일로 3주가량 미뤘다. 호텔롯데 주관사 관계자는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에 이어 주요 계열사의 비자금 조성 의혹까지 나와 호텔롯데 상장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조만간 롯데그룹에서 호텔롯데 상장을 자진 철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호텔롯데 상장이 연기되면 다른 계열사 IPO도 줄줄이 미뤄진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IPO 이후 롯데정보통신과 코리아세븐 등을 국내 증시에 상장하려 했다. 롯데그룹이 일본 기업이라는 비판을 해소하고 그룹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동시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벌이고 있는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짓는다는 게 롯데그룹 측 계획이었다.

그러나 검찰 수사로 이달 말로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 전 부회장은 동생인 신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등기이사직 퇴진을 더욱 강하게 요구할 전망이다. 나아가 이번 검찰 수사로 신 회장이나 롯데그룹의 비리가 밝혀지면 롯데그룹 전체의 지배구조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2대 주주로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종업원지주회사가 신 전 부회장 측으로 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전 부회장 측은 이날 “롯데홀딩스 정기주총에 앞서 롯데홀딩스와 롯데홀딩스의 2대 주주인 종업원지주회사에 경영정상화를 위한 긴급 협의의 장 마련을 요구한다”는 성명 자료를 냈다. 전날 일본에서 귀국한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입원해 있는 서울대병원에 머물렀다.

연말에 있을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재승인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면세점 입점 비리와 비자금 수사로 인해 면세점 특허 심사 배점 기준인 사회 환원과 상생협력 노력 등에서 감점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영토 확장도 타격

롯데케미칼은 지난 3일 폴리염화비닐(PVC) 염소 생산 업체인 미국 액시올을 사겠다는 LOI를 제출했다. 액시올은 롯데케미칼이 총 2조9000억원을 들여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짓는 에탄가스분해설비(ECC)에 10%를 투자한 파트너다. 롯데는 액시올이 최근 미국의 다른 화학회사인 웨스트레이크의 적대적 M&A ‘타깃’이 되자 인수 의향을 밝혔다.

하지만 검찰수사가 본격화되자 롯데케미칼은 곧바로 액시올 인수 제안을 철회했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은 “검찰수사로 롯데케미칼의 대외신인도가 훼손되면 자본시장에서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인수 계획 철회는 아쉬움이 크나 현재의 엄중한 상황을 감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 대표를 맡고 있는 신 회장이 검찰 수사 대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액시올 주주들이 매각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설/송종현/나수지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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