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균의 재발견…홍삼보다 성장 빨라

입력 2016-06-13 18:26  

시장 규모 1년새 70% 급증
과거 아이들 영양제로 인기
90년대 알로에·비타민에 밀려

"면역력에 유산균 좋다" 부각
업계 신제품 잇따라 선보여



[ 강영연 기자 ]
유산균 식품 시장이 커지고 있다. 유산균이 단순한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라 질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게 알려진 덕이다. 관련 업체들은 잇따라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유산균 시장은 2013년 804억원에서 2014년 1388억원으로 72.6%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건강식품 시장은 10.1% 성장하는 데 그쳤다. 비타민, 알로에 등은 시장 규모가 각각 19%, 8% 축소됐다. 업계는 지난해 유산균 시장 규모가 1400억원을 훌쩍 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홀로 성장하는 유산균 시장

국내 대표적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 업체인 쎌바이오텍의 지난 1분기 매출은 1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4% 급증했다. 지난해 21% 증가한 데 이어 올해도 큰 폭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유산균 제품을 생산하는 일동제약과 한국야쿠르트의 해당 부문 매출도 계속 늘고 있다. 일동제약의 작년 유산균 제품 매출은 전년 대비 34% 늘었다.

한정엽 CJ제일제당 건강마케팅담당 총괄부장은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유산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2020년이면 시장 규모가 2500억원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식품연구원은 유산균이 단순한 건강기능식품 개념을 넘어 특정 질병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 부각되며 전체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세계 시장도 마찬가지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7% 성장해 2020년에는 466억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성장하는 시장을 겨냥해 업계는 신제품을 내놓으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말 4중코팅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따냈다. 4중코팅은 유산균을 수용성 폴리머, 히알루론산, 다공성 입자, 단백질로 코팅해 유통 과정이나 섭취 후 위에서 균이 죽는 것을 막아주는 기술이다.

쎌바이오텍은 듀얼코팅 기술을 개발해 한국, 미국, 유럽, 일본, 중국에서 특허를 받았다. 또 한국인의 장에 맞춰 6종의 유산균과 6종의 비타민을 함유한 제품을 선보였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5월 유산균 브랜드인 ‘바이오리브’를 내놨다. 서양인보다 장이 1m 긴 한국인의 장 체질에 맞춰 8종류의 100억마리 유산균을 함유한 제품을 출시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4월 김치에서 추출한 유산균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식품원료로 등재하기도 했다.

◆비오비타가 연 시장

국내 유산균 제품의 역사는 1959년 시작됐다. 일동제약이 최초 제품인 ‘비오비타’를 내놓은 것. 충분한 영양소를 섭취하기 어렵던 시절, 어머니들은 분유에 비오비타를 한 숟가락씩 타 아이에게 먹였다. 아이들의 필수 영양식으로 자리잡으면서 1970~1980년대 한국물가협회가 매주 발표하던 장바구니 품목에 고등어, 배추 등과 함께 포함되기도 했다.

유산균을 대중화한 것은 한국야쿠르트다. 1971년 야쿠르트를 내놓고, 장에 좋은 유산균을 섭취할 수 있다는 광고로 제품을 알렸다. 어른들도 유산균을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알로에, 비타민, 홍삼 등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이 출시되면서 유산균의 인기는 주춤해졌다.

유산균 식품은 2000년대 들어 부활했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질병의 유행으로 면역력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다시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강정훈 일동제약 차장은 “장내 미생물이 암, 면역질환, 치매, 우울증, 당뇨, 비만, 고지혈 등 각종 질환에 영향을 준다는 ‘마이크로비오타 이론’ 등이 나오면서 유산균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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