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내놓은 성명서 문구도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 올해 FOMC 회의는 불과 네 번 남았다.
시장에서는 Fed가 기존 정책기조를 유지하면서 경제 전망은 하향조정 한 것을 두고 결과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시기와 속도는 늦춰졌다고 해석하고 있다.
16일 오전 11시12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9.17포인트(0.47%) 하락한 1959.66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지수는 6월 FOMC 회의 결과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밤 Fed는 6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를 0.25%~0.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FOMC 성명서 내용도 고용시장의 성장속도가 둔화됐고 가계소비는 개선됐다고 평가한 부분 외에 지난 4월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올해 기준금리 점도표는 지난 3월(0.87%)과 같은 수준으로 연내 두 차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변지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이전과 같았지만, 세부적으로는 한 차례 인상 전망이 기존 1명에서 6명으로 늘어나 전반적인 기조가 '비둘기파'적으로 돌아선 모습"이라며 "FOMC의 경기전망과 점도표가 비둘기파적으로 한 발짝 옮겨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정례회의에서 FOMC 위원들은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2017년과 2018년 말의 기준금리 중간값 전망치는 각각 1.625%와 2.375%로 낮췄다. 앞서 지난 3월에 내놨던 내년과 내후년 전망치는 각각 1.875%와 3.000%였다.
금리 인상의 전제조건인 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망은 이전보다 낮춰잡았다. 앞으로 금리 인상 속도가 더 늦춰질 수 있다고 풀이되는 대목이다.
Fed는 3월에 비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2.2%→2.0%)한 반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상향 조정(1.2%→1.4%)했다.
재닛 옐런 Fed 의장 연설도 애매했다. 옐런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7월 금리 인상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금리를 올리기 위해서는 충분한 경제 성장이 확인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FOMC 회의 이후 금리 인상 횟수에 대해 연내 한 차례 또는 동결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FOMC 점도표는 이미 지난해부터 실제 기준금리와 오차가 크게 발생, 시장나침반 역할을 상실했다"며 "Fed의 금리 정상화 의지에도 고용과 수요가 약화되는 등 경제여건(펀더멘털)이 부담으로 작용, 올해는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Fed의 정책기조가 사실상 금리인하와 다름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와 물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고려한 실질 기준금리 전망은 (이전보다) 더욱 경기부양적 기조로 변화했다"며 "내년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0.3%로 낮아지면서 사실상 경기부양의 의미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최서영 삼성선물 연구원은 "Fed는 기존의 통화정책 기조와 마찬가지로 경기지표를 기반으로 금리정책을 결정하겠지만, 조건이 다소 까다로워졌다"며 "연내 FOMC 회의가 4번 남은 상황에서 이제 올해 안에 Fed가 몇 회 금리를 인상할 것인지에 대해 전망하는 의미가 다소 퇴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화정책기조를 결정할 핵심 경기지표에 대해 박 연구원은 "미국 가구형성 둔화가 (Fed의 경제전망에 대한 확신을 낮추는) 근본적 원인으로 보인다"며 "가구 형성은 미국 중장기 주택수요의 핵심인데, 지난해 1.1% 증가에서 올해 1분기 0.5% 증가로 둔화, 앞으로 25~34세 연령층의 고용회복이 가구형성으로 이어지는지가 미 경기회복과 통화정책 속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에서는 Fed가 시장 예상보다 급격하게 '매파적'인 기조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금리인상 횟수에 대해서도 시장에서 예상하는 한 차례보다는 더 많을 수 있다는 예상이다.
김진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현실화되지 않는다는 전제로 Fed는 7월보다 9월 이후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옐런 Fed 의장은 7월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고용 등 경제지표의 개선을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7월 인상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내 물가압력이 점진적으로 높아질 수 있고 소비 흐름이 강해지고 있음을 감안할 때 9월 이후 Fed는 1~2차례 금리 貫璨?나설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덧붙였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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