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24'는 단순한 아이돌 오디션이 아니었다. 안석준 CJ E&M 음악부문 대표는 '소년24'의 최종 목표에 대해 K-POP과 뮤지컬, 아크로바틱이 종합적으로 결합된 융복합 문화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라스베가스에 여행가면 꼭 봐야 할 장기 공연물들이 있지 않나. '소년24'는 K-POP의 강점만을 결합한 장기 공연물이다." 이를 위해 CJ E&M 측은 3년간 250억을 투자, 초대형 프로젝트로 제작했다.
16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Mnet '소년24'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안 대표 외에도 신상화 콘서트사업본부장, 오광석 Mnet CP, 이장언 라이브웍스 컴퍼니 대표, 신혜성, 이민우, 그리고 ‘소년24’ 방송 멤버로 꼽힌 49명이 참석했다.
제작진은 지난 1월부터 엠넷닷컴 오디션 접수를 통해 약 5500명의 지원자를 받고 방송에 출연할 소년 49인을 선발했다. 이들은 매회 유닛으로 대결을 펼치며 래퍼 바스코, 댄서 하위동, 보컬 트레이너 전봉진의 휘하에서 예비 K-POP 스타로서의 자질을 키운다. 신화의 신혜성, 이민우가 소속된 라이브웍스컴퍼니가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배우 오연서가 MC를 맡는다.
방송을 통해 최종 선발된 24명은 명동에 위치한 '소년 24' 전용 공연장에서 1년간 라이브 공연을 진행해야 한다. 공연 이후 팬들에 의해 선정된 최상위 멤버들은 별도의 유닛으로 데뷔해 정식 아이돌그룹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소년24'가 베일을 벗기 전 까지 업계에서는 '프로듀스 101'의 아류작, 일본 인기그룹 AKB48을 떠오르게 하는 시스템 등으로 우려를 사왔다. 그러나 그들이 그리는 청사진은 달랐다. 프로듀스 101으로 데뷔한 I.O.I 그 이상이었다.
◆ "'누가누가 잘 했나' 보다 '성장'에 초점"
"스폰지 같은 친구들이다. 정말 가능성 하나만을 보고 뽑은 친구들이 많다. 촬영을 시작하고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며 놀랐다. 시청자들은 '누가누가 잘 하나'보다 누가, 어떻게 성장을 하는지 관심을 가지고 봐주셨으면 한다."
오광석 CP는 '소년24' 방송에 출연할 49명의 아이들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소년24'는 여느 오디션 프로그램과 다르게 개인전이 아닌 유닛 방식의 서바이벌이다. 이들은 첫 방송에서 7팀의 유닛을 구성해 리더를 선발한다. '프로듀스101'과 같이 1등에서 49등까지 선별하는 것이 아닌, 유닛으로 평가해 최하위 멤버 혹은 최하위 유닛을 탈락시키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오 CP는 "추후 최종 멤버 24인에 선정되면 1년 365일 상설공연을 가지며 실전에서 트레이닝을 받는 시스템이다. 12명 씩 유닛으로 활동해야 하기 때문에 멤버들과의 조화, 협동심 등을 보고 평가해야만 한다"라고 설명했다.
'소년24' 최종 공연 멤버가 된다고 해서 가요계에 데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1년 동안 공연을 통해 실력을 쌓고, 팬들과 전문 평가위원단의 점수를 합산해 6명의 멤버만 그룹으로 활동하게 된다. 오 CP는 "관객들에게 오롯이 평가를 맞기게 되면 인기 투표처럼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심사위원의 점수를 더해 멤버 선발하는 방식을 차용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소년24' 49인의 소년들이 참석, 프로그램 주제곡 '라이징 스타(Rising Star)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촬영된 회차가 있기 때문에 이 소년들 중 몇 명은 이미 탈락된 상태. 그럼에도 '소년24'는 그들의 열정과 매력을 한 마음으로 녹인 무대를 펼쳤다.
◆ '소년24', 신한류 랜드마크 될 수 있을까
신성화 콘서트사업본부장은 '소년24'가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브랜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다양한 테크놀러지를 활용할 계획이다. 외국인 관객을 위한 앱을 개발 할 예정이다. 내국인도 중요하지만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년24'는 어떤 방식으로 활동하게 될까. 총 멤버는 24명. 이들은 방송보다 공연에 큰 무게를 둔다. 무대에 서는 유닛을 '온스테이지'라고 정하고, 12명은 온스테이지에, 나머지는 일반 아이돌 멤버처럼 싱글 활동과 각종 행사, 홍보를 주기적으로 할 계획이다. 공연조와 활동조로 나누어 진다고 볼 수 있다.
신 본부장은 "아이돌이 일반 보컬리스트와는 달리 매니지먼트가 복잡한 편이다. 보컬, 무용, 랩이 강점이 친구가 있다. 공연에 들어가면 최상위권 친구가 자신이 함께 활동할 유닛을 다시 구성하게 된다. 인기가 많았던 유닛이 공연을 하게 된다면 나머지는 홍보에 힘을 쏟는다. 3개월 주기로 싱글을 발표하면서 바뀌게 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제작사 측은 1년여의 긴 여정을 위해 아이들의 체력, 정서 관리 등 세심한 부분을 잊지 않을 계획이다.
자칫 '소년'들의 재능과 인기가 방송사와 제작사 측으로 소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신상화 본부장은 "장기 공연은 수익이 발생되는 시점이 늦기 때문에 상설 공연을 하는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일정의 출연료를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 공연, 이벤트 등을 합산해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형태로, 소년들은 첫달부터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안석준 대표는 "24명에 선정되면 CJ와 2년간 공연 아티스트로 계약을 맺게 된다. 최종 선정되는 6인은 전속 아티스트 계약을 한다. 케이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공중파 진출에 대한 걱정을 하는데, CJ 소속 로이킴, 다비치, AOMG 등의 케이스를 보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안 대표는 이들이 신 한류를 이끌게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안 대표는 "오디션을 통해 데뷔한 아티스트는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사전 마케팅 효과를 얻게 된다. 다른 기획사 출신 신인 아이돌보다 유리한 입장에서 스타트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밀폐된 지하 연습실에서가 아니라 팬덤을 형성해 가면서 실전 무대에서 트레이닝이 되기 때문에 1년여 간의 공연 '실전 휸련'을 거치고 나면 일반적인 아이돌보다 더 큰 국내외 팬덤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아직 데뷔도 하지 못한, 방송에도 얼굴을 비추지 않은 '소년24'의 멤버들에 대한 인기는 뜨겁다. 제작발표회 현장에는 첫 무대를 마치고 돌아가는 소년들을 응원하기 위해 소녀들이 모여있다. 벌써부터 특정 멤버들마다 팬덤이 형성돼 있었다. 한 소녀는 "우리 OO오빠 기사 잘 부탁 드립니다"라는 인삿말까지 건넸다.
◆ 이민우·신혜성 "부모-자식같 은 마음으로"
'소년24'는 신혜성, 이민우의 소속사 라이브웍스 컴퍼니가 전담해 매니지먼트 할 예정이다. 이민우는 "가요계의 장수 그룹의 멤버로서 노하우를 아이들에게 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소년24'를 이끌어가는 조력자 역할을 하겠다. 책임감이 크다"라고 밝혔다.
신혜성은 "처음 '소년24'가 등장하는 모습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 이 친구들 얼마나 긴장했을까 싶기도 하고. 신화 데뷔 때 생각이 나더라"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소년들을 볼 때면 '부모 같은 마음'이 든다고 했다. 이민우는 "시작하면서 아끼는 마음이 커졌다. 원석이었던 소년들이 엄청난 잠재력을 통해 드라마틱한 전개를 펼친다. 굉장히 흥미진진할 것"이라고 속내를 전했다.
소년들은 18년 동안 현업에서 활동한 신혜성과 이민우와 끈끈한 연대를 맺는다. 아이들의 실력은 전문 마스터 군단이 준비돼 있다. 래퍼 바스코, 댄서 하휘동, 보컬 트레이너 전봉진의 휘하에서 예비 K-POP 스타로서의 자질을 키운다.
오광석 CP는 "내가 괴로운 것은 괜찮다. 아이들의 팬덤이 많이 형성 돼 힘들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멤버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안석준 대표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권리 비즈니스'라고 하더라. 실제로 누가 권리를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소년24'가 한국판을 넘어 일본, 중국, 유럽까지 뻗어나가는 한류 컨텐츠가 되길 바란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민우는 "신화처럼 오래 활동할 수 있는 아이들이 나오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신혜성은 "방송이 끝난 뒤에도 긴 여정으로 공연을 하게 된다. 아이들이 많이 사랑받았으면 한다"라고 진심을 내비쳤다.
유닛 서바이벌 '소년24'는 오는 18일 밤 11시 30분 Mnet, tvN에서 첫 방송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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