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인권보호 위해 심사 청구"…법원, 여종업원에 법정 출석 통보
자유통일변호사연대 "민변이 북한 주장 거드는 꼴
탈북자들 법정에 서면 북한에 남은 가족 위험해질 수도"
[ 고윤상 기자 ]
지난 4월 중국에 있는 북한식당을 탈출해 집단 입국한 여종업원 12명이 21일 법정에 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납치 가능성과 외부 격리에 따른 인권탄압을 우려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인신보호법상 구제를 청구한 데 따른 재판이다.
민변은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탈북자들이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서 외부와 격리된 채 간첩 여부를 수사받다가 간첩으로 조작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탈북자 인권보호를 위해 인신보호구제 심사를 청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탈북자들은 보통 1년가량 보호센터에 머물며 남한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교육을 받는다.
이영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2단독 판사는 지난 10일 종업원 12명에게 법정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 머무는 북한식당 종업원 13명 중 탈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지배인 한 명을 제외한 여종업원 12명이 출석 대상이다. 법원이 국내 보호센터에 머무는 탈북자의 수용 적법성을 가리기 위한 절차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인신보호구제 심사 청구는 위법한 행정 처분이나 타의에 의해 부당하게 시설에 수용된 사람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법원에 석방을 요청하는 것이다.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한 사람을 꺼낼 때 주로 청구한다.
법원이 민변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향후 추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그간 일관되게 ‘여종업원 탈북은 자의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해왔다. 지난달 국가정보원 인권보호관인 박영식 변호사도 탈북자들을 면담한 뒤 “모두 자발적인 의사에 따른 탈북이라고 진술했다”며 “한국에 도착한 이들 가운데 북한으로 다시 돌아가기를 원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변호사는 일부 종업원의 ‘단식 농성설’ 등도 일축했다. 민변은 박 변호사의 진술에 대해서도 탈북자들이 면담 당시 박 변호사를 완전히 신뢰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유에서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유와 통일을 향한 변호사연대(자변)는 기자회견을 열어 민변 측 주장을 반박했다. “민변이 북한 당국의 일방적인 강변을 거들어주는 꼴”이라는 것이다. 차기환 자변 변호사는 “인권이라는 측면에서도 자칫 탈북자들이 법정에 서면 북한에 남은 가족들이 위험해질 수 있다”며 “인권보호라는 민변의 주장에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이 출석을 요구했지만 종업원들이 법정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변은 탈북자들이 법원에 출석하지 않으면 종업원들의 신분이 알려지는 한이 있더라도 공개 재판으로 전환해달라고 법원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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