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신공항 '제3의 선택'] 김해공항 확장 '수익자 부담원칙' 적용을

입력 2016-06-2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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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의 제언

지자체가 공항 건설·운영
정부는 교통 인프라 지원
미국·유럽 등 사례 참고해야



김해공항 확장에 대한 사업성은 앞으로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신공항 입지평가 용역을 맡은 공항건설 엔지니어링 회사(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의 의견이 사업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사업 성패가 달린 항공 수요를 다시 예측할 필요가 있다. 국토교통부는 2014년 항공 수요 예측 결과를 발표하면서 장기적으로 지역 수요가 충분한 것처럼 해석했다. 당시 추정한 영남지역 여객 수요를 확장된 김해공항이 모두 흡수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너무 낙관적인 예측이어서 대규모 국책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지표로는 부족하다. 이미 영남권에는 김해와 대구 울산 포항 사천 등 5개 공항이 있다. 김해공항을 제외한 다른 공항들은 KTX와 도로망 확충 때문에 여객 수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김해공항 확장 공사에는 ‘수익자 부담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공항 확장의 수혜자인 지역사회가 투자에 참여하고, 투자한 만큼 수익과 손실도 공유하는 방식이다.

도로나 철도와 달리 항공 교통의 중심 기반은 공항이다. 공항은 산업 초기부터 정부가 건설과 운영을 모두 담당하고 있다. 연간 항공 여객 1억명 시대를 앞둔 항공 교통의 대중화 시대를 맞았다. 이제는 공항 건설과 운영 체계도 선진화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공항 건설 및 운영에 따르는 권한과 책임을 모두 지방정부가 갖고 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공항을 운영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 공항 건설과 운영에 관한 모든 사항을 맡기되 정부가 공역(空域) 관리와 항공 교통 관제, 항행·보안시설 등의 항공안전 업무를 전담하면서 교통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식이다.

공항 운영권을 지자체에 위임하면 경영의 자율성과 경쟁력이 높아져 공항 건설뿐 아니라 운영 효율화를 촉진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검토는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국책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영남권 신공항을 짓는 게 아니라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 만큼 이제는 정치 논리가 아니라 경제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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