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에 맡기거나 보모 활용
아이 봐줄 곳 마땅찮아…부랴부랴 눈치보며 연차 내기도
[ 박상용 / 심성미 기자 ] 정부의 ‘맞춤형 보육’ 도입에 반대하는 민간 어린이집 1만여곳이 23~24일 집단 휴원에 들어간다. 이를 시작으로 추가 집단 휴원을 예고하고 있어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은 ‘워킹맘’들이 애꿎은 피해를 볼 것이란 지적이다.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한민련) 관계자는 22일 “연합회 소속 어린이집 1만4000여곳 중 1만여곳이 23일부터 이틀간 휴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집단 휴원은 정부가 다음달 시행하는 맞춤형 보육에 대한 반대 표시다. 맞춤형 보육은 만 2세 이하 자녀를 둔 전업주부가 무상으로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시간을 하루 6시간으로 제한한 것을 골자로 한다. 이 제도를 도입하면 민간 어린이집에 대한 보육료 지원이 기존의 80% 수준으로 깎인다.
한민련은 휴원에 따른 워킹맘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완전히 문을 닫지 않고 원하는 학부모에 한해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자율등원’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 워킹맘은 “반강제적 휴원에 가깝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에 휴원 통보를 받고 급히 연차 휴가를 낸 워킹맘도 적지 않다.
휴가를 낼 수 없는 워킹맘들은 베이비시터를 고용하거나 가족을 총동원하고 있다. 서울 진관동에 사는 직장인 김모씨(34)는 “완전 휴원은 아니라고 해서 아이를 보내겠다고 했더니 담당 교사가 ‘이날 어린이집에 오는 아이가 아드님 하나밖에 없다’며 눈치를 줬다”며 “휴가도 갈 수 없어 지방에 있는 시부모님이 아이를 봐주러 서울에 올라오기로 했다”고 했다. 서울 강서구의 직장인 이모씨(31)는 “이틀간 20만원가량 비용이 들지만 베이비시터를 고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민련 측은 맞춤형 보육 시행이 강행된다면 오는 28일부터 집단 휴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해 학부모들의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한민련 관계자는 “참여 가능한 곳은 1만여곳으로 추정되며 휴업 기간은 2~6개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음달 1~2일엔 2차 휴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어린이집 최다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역시 다음달 4~5일 휴원을 예고했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부모님과 영유아 보육을 외면한 어린이집의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어린이집 휴원으로 불편을 겪은 부모는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박상용/심성미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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